한누비즈, 출시 2년만에 일부매장서 점유율 40%로 수직상승

샤프전자 카시오 등 일본계 업체의 비중이 80%나 됐던 전자사전업계에서 토종 전자사전업체가 약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브랜드 출시 2년 만에 업계 1위인 샤프전자를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토종 전자사전업체인 한누리비즈(대표 김태형)는 작년 1월 선보인 자체 브랜드 '누리안'의 시장 점유율이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기준으로 30%까지 수직 상승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온라인 매출(G마켓 기준 19%)을 합칠 경우 25% 정도로 샤프전자(40%)를 위협하는 데다 기존 2위 업체인 일본계 카시오나 한국계 아이리버의 점유율보다 높다.

특히 '누리안'은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 등 일부 매장에서는 40% 정도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샤프전자보다 많이 팔렸다는 게 한누리비즈의 설명이다.

김태형 한누리비즈 사장은 "브랜드 가치가 중시되는 온라인 시장보다 여러 제품의 기능.가격을 직접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샤프전자 관계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친 전체 점유율은 여전히 샤프전자가 가장 높지만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한누리비즈 제품이 샤프전자보다 더 판매됐을 것"이라고 인정할 정도다.

한누리비즈가 빠르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기능 덕분이다.

1996년부터 두산에이원프로 전자사전의 유통을 맡았던 한누리비즈는 10년간 쌓인 고객 불만사항 등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다양한 기능을 갖춘 '멀티 플레이어'형 전자사전 개발에 주력했다.

분석은 적중했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컬러 전자사전 '누리안 X9'은 동급의 흑백 제품들과 가격이 비슷한 데다 동영상 플레이 기능,터치스크린 기능,화면에 글씨를 직접 써서 검색하는 기능 등을 추가로 갖춰 출시하자마자 대박을 터뜨렸다.

이 제품은 지난달 말까지 총 13만대가량이 팔렸으며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자사전으로 꼽힌다.

김태형 사장은 "3~4번의 이동을 거쳐 단어를 검색하는 다른 전자사전들과 달리 사전을 켜자마자 통합검색창이 뜨도록 하는 등 사용자 불만을 적극 반영해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X9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누리비즈는 국내 최초로 무선랜이 되는 전자사전(Z1)과 안팎에 모두 LCD 창을 갖춘 듀얼LCD 전자사전(X10) 등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지난 4월에는 전자사전과의 경쟁이 예상되는 PMP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이 회사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500억원.지난해 270억원의 두 배 규모다.

김 사장은 "최근 출시한 키보드를 없앤 전자사전(FX1)과 연말까지 출시할 새 PMP 제품 등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샤프전자를 뛰어넘어 7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