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진관은 사라지는가.

디지털 카메라로 직접 찍고 인터넷으로 인화를 맡기는 시대가 열리면서 사진관이 필요 없게 됐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사진관은 사라지지 않고 '디지털 인화점'을 거쳐 '이미지 백화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 촬영,현상,인화는 물론 액자,캘린더,디지털 카메라,주변기기 등 사진과 관련된 모든 것을 취급하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진 분야만큼 극적인 변화를 겪은 곳도 드물다.

국내 필름 판매량은 2003년 4500만 롤에 달한 후 매년 절반 이하로 줄어 이젠 연간 수백만 롤에 불과하다.

필름을 현상하거나 사진을 뽑는 사진관도 2000년의 절반으로 줄었다.

절정기인 2000년에는 아날로그 현상소가 5800개나 됐지만 지금은 550여곳으로 감소했다.

10분의 1도 안된다.




사진관이 진화하기 시작한 것은 디지털 카메라 보급이 본격화된 2000년 무렵이다.

디지털 인화기를 들여놓고 고객이 맡긴 파일을 사진으로 뽑아주는 디지털 인화점이 뜨기 시작했다.

현재는 인화점이 2300여개로 늘어났다.

후지디지털이미지(FDi),코닥익스프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디지털 인화점도 인터넷 인화 서비스 업체가 늘어나면서 한계에 직면했다.

바로 이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등장한 모델이 이미지 백화점이다.

이곳에서는 사진을 뽑아주는 차원을 넘어 자신만의 앨범이나 캘린더까지 만들 수 있다.

인화 상품도 다양해졌다.

디지털 카메라,액자,앨범,메모리카드 등 이미징 기기도 판매한다.

사진 인화에서 보관에 이르기까지 이미지에 관한 모든 것을 취급한다는 점에서 이미지 백화점으로 불린다.

이미지 백화점 사업을 주도하는 업체는 필름 라이벌이었던 한국후지필름과 한국코닥이다.

한국후지필름은 지난 4월 서울역 롯데마트에 이미지 백화점 '포토이즈' 1호점을 열었다.

현재 매장 9개를 직영하고 있고 내년까지 110개로 늘릴 계획이다.

포토이즈는 고객이 메모리카드를 삽입하고 터치스크린으로 인화할 사진을 선택하는 무인 사진 접수 시스템을 채택했다.

앨범.캘린더 등 디지털 인화 서비스도 제공하고 디지털 카메라와 사진용품도 판매한다.

한국코닥은 2005년 서울 광화문에 이미지 백화점 1호점인 '코닥 익스프레스 플러스'를 개점했고 현재 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코닥 익스프레스 플러스는 앨범.캘린더 등 고객맞춤형 인화 서비스는 물론 디지털 카메라,가방,액자 등 주변기기도 판매한다.

한국코닥은 디지털 인화점인 기존 코닥 익스프레스 매장을 리뉴얼하는 형태로 점포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한국코닥 관계자는 "디지털 이미지 백화점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나서 점포 매출이 평균적으로 50% 이상 늘어났다"며 "사진관은 디지털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춰 이미지 백화점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