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 주장 박찬호(33)가 상비군과 평가전에서 두 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12월 예선전에서 기대감을 부풀렸다.

박찬호는 9일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상비군과 평가전 세 번째 게임에서 선발 전병호에 이어 3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줬을 뿐 실점하지 않고 잘 던졌다.

5일 상비군과 1차 평가전에서 최고구속 145㎞를 찍고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박찬호는 이날도 최고 144㎞짜리 빠른 볼을 뿌리면서 7타자를 상대로 강민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을 뿐 나머지는 범타 처리했다.

전날 6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LA)로 복귀한 사실을 밝히며 새로운 도전을 천명한 박찬호는 "예정된 프로그램에 따라 착실히 훈련해 왔고 타자에게 맞지 않기 위해 진도를 더 빨리 나갔다"며 이날 경기 전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 있음을 알렸다.

경기에서도 안정된 내용을 선보이며 대표팀에서 선발 한 자리를 꿰차겠다는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현재 대표팀에는 선발로 뛸 수 있는 투수는 박찬호, 류현진(한화), 류제국(탬파베이) 등 3명이고 김경문 감독과 선동열 수석코치는 상의를 거쳐 이들 중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12월 1일 대만전, 2일 일본전에 차례로 등판시킬 계획이다.

박찬호의 투구 내용은 괜찮았으나 일본전에서 막중한 책임을 진 베테랑 좌완 송진우(한화)와 대표팀 승선을 바라는 상비군 에이스 송승준(롯데)의 내용은 좋지 않았다.

송승준은 이날 선발로 나와 2⅓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맞고 8점이나 주며 휘청거렸고 6회부터 구원 투수로 나온 대표팀 송진우도 7회 선두 채상병에게 안타를 내준 뒤 강민호에게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포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두 차례 불펜 등판 후 처음으로 실전에 나선 대표팀 마무리 오승환은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1~2차전에서 상비군에 5-10, 1-9로 대패했던 대표팀 타선은 국내에서 마지막 평가전이 벌어진 이날 초반부터 작정한 듯 대폭발, 서서히 컨디션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2회 김동주의 중전 안타를 시작으로 12명의 타자가 들어서 단타 4개, 2루타 3방, 3루타 1개 등으로 대거 8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4회 5연속 안타로 3점을 보탰고 13-5로 앞서던 7회에도 4점을 보태며 17-5로 대승했다.

대표팀 중심 타자가 유력한 김동주(두산)와 이대호(롯데)가 각각 4타수3안타씩을 때려내며 타선의 중심을 잡아 11일 이후 오키나와에서 벌어질 본격적인 실전에서도 타격 상승세는 더욱 살아날 것으로 점쳐진다.

대표팀은 10일 경기도 성남 상무구장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뒤 11일 연습 상대인 상비군 선수단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 26일까지 평가전을 7~8차례 더 치른 뒤 27일 대만에 입성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