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지난 10년간의 좌파정권을 종식시키겠다"며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한나라당 탈당과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대선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이 전 총재,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포함한 범여권 후보의 3자구도로 치러지고,보수진영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이 후보와 이 전 총재 간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이 전 총재는 회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정권 교체를 향한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경선 과정과 그 후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출마 결심의 배경을 설명했다.그는 "정직하고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지도자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다"며 "그런데 지금 국민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이 점에 관해서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불신감을 강하게 나타냈다.

그는 "또 중요한 것은 국가 정체성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철학"이라며 "이 점에 대해 한나라당과 후보의 태도는 매우 불분명했다.이것이 바로 제가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다만 "어떤 경우에라도 정권 교체라는 소망을 제가 좌절시키는 일만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만약 제가 선택한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국민적 판단이 분명해지면 언제라도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해 상황에 따라 중도 사퇴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출마 선언에 대해 한나라당 이 후보는 "역사를 한참 되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