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ㆍ알바트로스,그리고 투어 20년차 베테랑의 어이없는 2벌타.'

일본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LPGA투어 대회인 미즈노클래식(총 상금 140만달러)에서 진기록과 해프닝이 잇따랐다.

김미현(30ㆍKTF)은 홀인원 덕분에 '톱10'에 들었고,일본 LPGA투어 상금 랭킹 1위 우에다 모모코는 최종일 '알바트로스'(파보다 3타 적은 타수로 홀아웃하는 것)를 기록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런가 하면 '장타자' 로라 데이비스(44ㆍ영국)는 규칙 위반으로 2벌타를 받고 6년 만의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 김미현 홀인원=2라운드까지 15위에 머무르던 김미현은 4일 일본 시마의 가시고지마CC(파72)에서 속개된 대회 최종 3라운드 2,4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상위권 진입을 넘보던 상황.이어진 5번홀(파3ㆍ길이155야드)에서 행운이 따랐다.

6번 아이언 티샷이 그린에 떨어지고 한 번 바운스된 뒤 홀 속으로 사라진 것.1999년 투어 데뷔 후 세 번째,생애 다섯 번째 홀인원의 감격이었다.

김미현은 이날 홀인원 외에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를 쳤고,합계 7언더파 209타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공동 5위를 차지했다.

▲ 로라 데이비스 2벌타=1985년 프로가 된 뒤,88년부터 미 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데이비스는 첫날 7언더파를 쳐 1타차 선두에 나선 뒤 2라운드 들어서도 선두를 질주했다.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곳은 14번홀(파4) 그린.데이비스는 동반플레이어의 퍼트선에 있는 자신의 볼마커를 옮긴 뒤 정작 퍼트할 땐 그 볼마커를 원위치하지 않고 홀아웃했다.

'오소(誤所) 플레이'로 인한 2벌타가 부과됐음은 물론이다(규칙 20-7)."투어 생활 20년래 처음 당하는 황당한 일"이라며 분을 삭이지 못한 데이비스는 그 뒤로 선두에 복귀하지 못하고 김미현과 같은 5위에 머물렀다.

투어 통산 20승을 거둔 베테랑 선수는 순간적인 실수로 2001웨그먼스로체스터 이후 6년 만에 맞은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돈으로 따지면 적어도 2만6950달러(약 2400만원:4위→공동 5위)의 손해를 보았다.

▲ 우에다의 알바트로스=2라운드에서 데이비스가 2벌타를 받는 바람에 공동선두가 된 우에다는 최종일 승기를 잡았다는 듯 1,2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고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다.

파5인 7번홀(485야드)에서는 홀까지 228야드를 남기고 3번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홀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파5홀에서 2타 만에 홀아웃한 알바트로스였다.

단숨에 3타를 더 줄인 우에다는 여세를 몰아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2위권의 추격을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