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사의 차세대 미디어서비스 개발과 벤처발굴 및 투자를 위해 지난 7월 우리나라에 설립된 소프트뱅크 미디어랩 책임자가 국내 벤처창업과 투자환경이 '최악'이라고 했다고 한다.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 실종돼 창업이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투자할 만한 벤처가 없다는 얘기다.

2000년 이후 국내 80여개 벤처에 투자한 소프트뱅크의 진단이 이런 실정이고 보면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만 하더라도 웹2.0(사용자 공유 인터넷) 벤처가 너무 많아 난리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안정성만 중시하는 젊은이들의 창업기피증에다 과거 '닷컴 열풍' 이후 벤처거품 붕괴에 따른 금융권의 몸사리기로 투자가 부진한 탓이다.

그 결과 유능한 개발자는 사장(死藏)되고,역량있는 벤처가 나타나지 않는 악순환만 거듭되고 있다.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벤처창업이 활성화되고,이중 경쟁력있는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성공을 거두는 과정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지름길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고리가 끊어지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경제의 활력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와 다름없다.

사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초래(招來)된 데는 그동안 '대박신화'만을 좇아온 일부 벤처창업자들의 그릇된 행태와 벤처육성 정책의 시행착오에서 비롯된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는 여전히 우리 경제의 희망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 벤처창업이 활성화되고 자생력을 키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군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의 재점검 및 제도개선 방안 강구가 시급하다.

벤처업체들 스스로 위험감수가 본질인 벤처정신부터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