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국세청장의 검찰 출두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1일 서울 수송동 국세청 본청 건물엔 하루 종일 긴장감이 흘렀다.

전군표 청장이 부산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10시50분께.직원들은 잠시 일손을 놓고 TV로 생중계되는 수장(首長)의 출두 장면을 착잡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대다수 직원들은 "일단 검찰 조사를 지켜보자"면서도 금품수수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해온 전 청장의 말을 신뢰하는 분위기다.

국세청의 한 간부는 "인사청탁으로 수천만원을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청장이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검찰수사가 조속히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국세청 내부에서는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는 최악의 사태가 현실로 다가올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전 청장 사법처리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검찰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혹시나…'하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본청의 한 간부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세풍' 사건으로 추락한 이미지를 개선해 온 10년 노력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면서 "국민들이 적어도 수년간 이번 사건을 떠올릴 텐데 무슨 낯으로 국민들을 상대로 세정을 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세 저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지방청의 한 간부는 "정착 단계에 접어든 종합부동산세 징수 등의 업무를 어떻게 힘 있게 추진해 나갈지 우려된다"고 푸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