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장터(오픈 마켓) 운영업체인 옥션(www.auction.co.kr)에서는 지난 10월 한달 동안 일본산(産) 기저귀가 6000여팩 팔려나갔다.

지난해 같은 달(200여팩)보다 30배나 급증한 규모다.

대표적인 일본 기저귀 상품인 '메리즈 기저귀 테이프형 M사이즈'(72장) 가격이 1만6000원으로 지난해 10월(2만원)보다 20% 낮아지면서 수요가 폭증한 것.이렇게 값이 싸진 것은 원ㆍ엔 환율 하락 덕분이다.

원ㆍ달러 환율과 원ㆍ엔 환율의 지속적인 동반 하락으로 미국 일본 등에서 들어오는 상품 판매가격이 낮아지자 해외 상품의 '안방 쇼핑'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해외 유행상품을 실시간으로 들여다 파는 해외 구매 대행몰의 매출이 급증세다.

관련 제품도 여성패션과 청바지 등 의류에서 기저귀 골프채 화장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해외 구매대행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30%가량 많은 5000억원 선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343개였던 해외 구매 대행업체수(관세청 통관업체 기준)도 연말 560곳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유명 브랜드 구매 대행사이트인 엔조이뉴욕(www.njoyny.com)은 지난달 의류와 잡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고 밝혔다.

원ㆍ달러 환율이 같은 기간 960원대에서 900원대로 낮아진 게 수요 증가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리바이스 503 스키니진'과 '미네통카 모카슈즈'는 각각 6만9800원,4만9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1% 떨어졌다.

엔조이뉴욕의 하루 평균 방문객수는 지난해 10월 2만8000명에서 지난달 5만명으로 78% 급증했다.

해외 구매대행 선두업체인 위즈위드(www.wizwid.com)는 환율 하락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캐주얼 브랜드 어메리칸이글(AE),제이크루(Jcrew) 등을 이달 말까지 30~50% 할인 판매하는 한편,크리스마스 기획전을 예년보다 1주일가량 앞당겨 이달 하순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일본 제품도 엔저(低) 현상과 '일드(일본 드라마) 열풍' 등에 힘입어 매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닷컴이 지난 9월 설립한 일본 구매대행 사이트 도쿄홀릭(www.tokyoholic.com)은 현지 마루이백화점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주간 단위로 매출이 50%씩 증가하는 등 폭증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닷컴은 소비자에게 보내는 메일에 상품 소개와 함께 환율 변동 등을 함께 고지하고 있다.

옥션과 G마켓 등에서는 기저귀 외에 골프채 화장품 청바지 등도 잘 팔리고 있다.

미즈노 에필 골프채 풀세트의 지난달 판매가는 지난해 10월 대비 14% 떨어진 55만원 선이다.

수입골프클럽 판매업체 관계자는 "미즈노 등 중가 골프채 브랜드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10∼20%가량 낮아져 매출이 40%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진수/장성호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