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 인수합병(M&A)이 늘고 있지만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을 빚으면서 인수 대금지급이 지연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메라 렌즈 제조업체인 디오스텍은 지난 9월 골프장 운영업체 버드우드 주식 2925주(84.9%)를 215억원에 인수키로하고 잔금 196억원을 10월 31일까지 지급키로 했으나 지급일정을 오는 7일까지로 연장했다.

디오스텍은 이를 위해 지난달 314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청약율 44.9%로 113억7800만원을 조달하는데 그침에 따라 금융기관으로부터 100억원을 차입키로 했다.

버드우드의 영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버드우드는 지난해 개장한 골프장으로 아직까지 회원권 분양이 완료되지 않았으나, 내년까지 분양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경회계법인이 지난 6~8월 실적을 고려해 버드우드의 매출액을 올해 154억4600만원, 2008년과 2009년은 각각 203억2600만원, 213억4300만원으로 전망했다.

상장사를 인수키로 한 주체들의 대금 지연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증시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대금 마련 계획없이 상장사 인수에 나섰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에이치비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최대주주 에이치비콥이 회사 주식 241만주(10.33%)와 경영권을 79억7489만원에 경영 컨설팅업체인 에프엘홀딩스에 매각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에이치비엔터는 계약서상 중도금 지급기일인 10월 31일에 중도금 31억8995만원중 25억원만 입금됐으며 미지급액인 6억8995만원에 대해서는 오는 9일까지 지급기한의 연장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잔금 39억8745만원의 지급기일은 기존에 11월말에서 11월 16일로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에이치비엔터는 지난 7월 베어엔터테인먼트가 인수키로 했지만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서 계약이 해지된 바 있다.

웨이브인홀딩스 대표이사인 신길환씨는 지난 9월 디유뱅크의 최대주주인 승현준씨가 보유한 200만4001주(10.86%)중 130만주(7.05%)와 공동경영권의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주식양수도가 종료되면 신씨는 특수관계인과 함께 디유뱅크 주식 524만1435주(23.14%)를 취득,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총 계약금 130억원 중 30억원은 계약 당시 지급했지만, 지난달말까지 지급키로 한 잔금 100억원의 지급기한을 이달말로 한달 연장했다.

한 증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상장사 인수 계약이 무산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며 "대금 지급 기한을 연장한다는 것은 자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