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 문턱에서 분루를 삼켰던 두산 베어스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석권하며 우승 좌절의 아쉬움을 달랬다.

두산의 특급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35)는 9년 만에 외국인 MVP로 뽑혔고 같은 팀의 불펜 주축 투수인 임태훈(19)은 생애 한 번 뿐인 최고의 신인으로 우뚝 섰다.

리오스는 31일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07년 프로야구 MVP 투표에서 전체 91표 중 71표를 획득, 8표에 그친 타격왕 이현곤(KIA)을 제쳐 2천만원 상당의 순금 트로피를 받았다.

반면 홈런왕 심정수(삼성)는 7표, 올해 탈삼진왕 2연패를 달성한 지난해 MVP 류현진(한화)은 3표, 두 시즌 연속 40세이브를 돌파한 구원왕 오승환(삼성)은 2표에 각각 머물렀다.

정규리그에서 외국인이 MVP를 수상하기는 1998년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에 이어 두 번째이고 두산 출신 MVP도 우즈 이후 9년 만이다.

리오스는 올 시즌 장명부(삼미) 이후 24년 만에 선발 22승을 달성하며 다승왕과 함께 평균자책점(2.07).승률(0.815) 각 1위 등 투수 3관왕에 올랐고 탈삼진 147개로 부문 2위를 차지하는 등 마운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리오스는 "최우수선수로 뽑혀 기쁘다.

이번 상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열심히 한 것에 대한 인정과 보상을 받은 것 같다.

또 타자들은 타점을 많이 올리면 상을 타기 쉽지만 투수들은 동료가 도와줘야 가능한 만큼 수상의 영광을 동료에게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MVP보다 우승을 더 하고 싶었지만 못해 아쉽다.

내년에 더욱 잘하기 위해서라도 내일부터 열심히 하겠다"며 두산 잔류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앞서 열린 신인왕 투표에서는 올해 7승3패와 20홀드로 홀드 부문 2위에 오른 두산의 불펜 투수 임태훈이 79표를 얻어 각각 9표와 3표에 그친 외야수 김현수(두산)와 셋업맨 조용훈(현대)을 압도적인 표 차로 따돌리고 트로피와 함께 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한 팀이 MVP-신인왕을 싹쓸이한 건 지난해 신인으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 위업을 이룬 `괴물' 류현진(한화)과 1985년 해태(현 KIA)의 김성한-이순철, 1993년 삼성의 김성래-양준혁에 이어 네 번째.
두산이 신인왕을 배출한 것은 1999년 최고의 신인으로 뽑혔던 포수 홍성흔 이후 8년 만이다.

임태훈의 정규리그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팀의 주축투수로 활약했다.

임태훈은 수상 소감에서 "한 해 정말 열심히 했지만 이렇게 기대하지 않았던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이번을 계기로 내년에는 부족한 점을 보완해 2년차 징크스 없이 더 잘하고 싶다.

포크볼을 익히고 있는데 내년에는 선발투수로 뛰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노재현 김윤구 기자 chil8811@yna.co.krnojae@yna.co.kr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