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원은 LG MRO란 이름으로 더 알려진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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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MRO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LG그룹 계열사이고 기업의 소모성자재(MRO) 구매대행이 주요 사업이다.

이 회사는 2002년 설립돼 5년 만에 국내 구매대행 업체로는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업계 1위로 도약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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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부문의 혁신적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에는 '2007년 대한민국 e비즈니스대상'을 받았다.

2년 전인 2005년 사명을 굳이 서브원으로 바꾼 것은 LG그룹 울타리에서 벗어나 '최고의 서비스 기업''최고의 구매대행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였다.

해외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기업'이 된다는 장기 비전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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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새 영역 개척


서브원은 ㈜LG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5년 전인 2002년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법인으로 분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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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법인명이 LG MRO였고 건물관리가 주 사업이었다.

LG유통에서 30년 남짓 해온 전기,상하수도,엘리베이터,에어컨,통풍장치 등 건물 시설의 유지♥보수 사업을 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분사와 동시에 MRO 아웃소싱 사업에 착수해 변신을 꾀했다.

LG그룹 계열사들의 사무용품을 온라인으로 접수해 구매를 대행하기 시작한 것.

건물관리를 발판으로 MRO 구매대행,또는 전자상거래라는 새 영역에 뛰어든 셈이다.

물론 초기에는 LG그룹 계열사들이 맡긴 게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관록이 붙으면서 외부 기업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에 2005년 사명을 서브원으로 바꾸고 외부 영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품목도 사무용품에서 부자재(볼트 너트 공구 등)로 다양화했다.

서브원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5년 8월에는 곤지암리조트의 사업권을 넘겨받아 리조트 사업에 진출했고 지난해 1월엔 곤지암CC를 인수♥합병해 골프장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올해 들어서는 LG 계열사 오프라인 매장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통합하는 작업도 하고 있고 10월부터는 부동산 관리 및 개발,컨설팅 업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원자재까지 아웃소싱이 목표


서브원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것은 건물관리 사업이 매출이나 수익성에서 성장성이 작기 때문이다.

김태오 서브원 사장은 LG CNS를 벤치마킹해 사업 모델을 확립했다고 설명한다.

과거 대다수 LG그룹 계열사들이 전산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LG CNS가 생기고 전산 업무를 대행하면서 전산 인력이 대거 이쪽으로 옮겨가고 각 기업에는 전산 기획 인력만 남게 됐다.

김 사장은 "MRO에서도 LG CNS와 같은 모델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종류의 사무용품,부자재,심지어 원자재까지 모두 아웃소싱 하는 것이 서브원의 목표"라고 말했다.

MRO 구매대행의 강점은 구매비용을 줄여준다는 점이다.

MRO 구매를 전문업체에 맡기면 구매 절차가 투명해질 뿐 아니라 대량구매가 가능해 구매단가가 떨어진다.

따라서 수수료를 제하고도 이익이라는 게 구매대행사 측 얘기다.

진정헌 서브원 총무팀 차장은 "MRO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아웃소싱 하는 고객사의 경우 비용을 15%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매대행 매출은 급속히 커졌다.

2002년 1154억원에 불과했던 서브원의 MRO 구매대행 매출은 지난해 1조642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1조2461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브원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MRO 구매대행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그룹 의존 탈피,수익성 개선이 과제


서브원은 그룹 계열사들이 든든한 고객이란 점에서는 다른 구매대행 업체들과 비슷하다.

아이마켓코리아(삼성),MRO코리아(SK) 등 경쟁사들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지만 그룹 의존도가 70%나 된다.

이런 점에서 '땅 짚고 헤엄치기 아니냐'는 지적도 받는다.

그룹 외 고객을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

회사 측은 두산,금호타이어 등 비계열사 고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력인 구매대행 사업과 건물관리,골프장 운영 등 비주력 사업의 조화도 과제이다.

서브원의 매출에서 구매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77%로 예상된다.

문제는 주력과 비주력 사업이 사실상 무관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건물관리와 구매대행이라는 전혀 다른 사업을 동시에 영위해 성공했다.

하지만 이제 구매대행만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성격이 다른 주력과 비주력 사업 간 조화를 이루게 하는 일이 예전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

또 하나의 과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일이다.

구매대행 사업에서 지속적으로 매출을 늘리고 소싱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서브원은 이런 점을 감안해 2005년 중국 난징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올 들어서는 글로벌 소싱을 위해 수출입 시스템을 구축했다.

교역 국가도 미국 폴란드 파나마 등 12개로 늘렸다.

이 밖에 지난해 5.0%에 그쳤던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것도 서브원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