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캐츠'의 국내 라이선스 공연이 처음으로 열린다.

뮤지컬제작사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는 30일 "현재 캐츠의 프로덕션인 '알유지(RUG)'로부터 저작권을 사서 제작에 들어갔다"면서 "내년 6월1일부터 2009년 1월까지 잠실 샤롯데 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캐츠'는 1970년대부터 간혹 한국 배우들로 구성된 출연진에 의해 공연된 적이 있지만 모두 저작권을 사지 않고 해외 프로덕션 '몰래' 올린 것이다.

설앤컴퍼니는 이번 공연을 통해 '캐츠'를 자신들의 고정 레퍼토리로 만들 계획이다.

'캐츠' 오리지널팀의 투어 공연을 정기적으로 올리는 것이 가장 좋지만 한국 시장만을 위해 투어팀을 꾸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공연은 출연진을 제외하고는 무대에서부터 대본까지 알유지의 작품을 그대로 들여오는 '레프리카' 방식으로 제작한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어서 섣불리 국내 제작사 방식으로 각색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설앤컴퍼니의 조용신 제작감독은 "비록 오리지널 팀보다 관객들의 호응은 낮겠지만 앞으로 언제든지 우리가 원할 때 무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며 "12월부터 뮤지컬 '맘마미아'를 샤롯데 극장무대에 올릴 수 있는 것도 지난번 공연에 쓰였던 소품,의상 등을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캐츠'의 라이선스 공연이 성공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은 것으로 공연계에서는 보고 있다.

국내 뮤지컬계가 심한 배우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30명이 넘는 '수준급 고양이들'을 캐스팅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캐츠'에는 발레 애크러뱃 재즈댄스 등 다양한 춤과 노래가 등장하기 때문에 웬만한 실력으로는 역할을 소화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특히 명곡 '메모리'를 부를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의 역을 누구에게 맡길지가 가장 큰 문제다.

'괜찮은' 배우는 적어도 1년 전에는 출연을 확정해야 하지만 '캐츠' 공연은 8개월도 남지 않았다.

뮤지컬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캐츠'의 국내 라이선스 공연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면서"'메모리'를 부를 그리자벨라를 비롯해 주요 배역을 얼마나 역량있는 배우에게 맡기느냐가 작품의 흥행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