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탄소배출권 거래소 간 교차 거래를 추진한다.지금은 지역별 거래소에 가입한 지역 내 기업끼리만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지만 앞으론 서로 국경을 넘어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제휴키로 했다.양측이 점차 확대될 세계 배출권 거래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등 주요 9개주와 캐나다의 2개주,EU 등은 '국제탄소거래협정(ICAP)'에 최근 조인해 배출권 거래를 위한 국제시장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를 위한 새로운 국제규범을 만들 때 미국과 EU가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계산이다.

선진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를 위한 국제협정인 현재의 교토의정서는 2012년 시한이 만료돼 새로운 규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교토의정서에선 주요 38개국이 내년부터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국제탄소거래협정을 통해 앞으로 배출권 시장의 거래단위와 규칙 등을 정하고 이를 국제 규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새로운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시장을 개설할 때 양측이 적극 협력키로 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럽기후거래소(ECX) 등 총 10개의 거래소에서 탄소배출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양측은 배출권 시장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미국과 유럽 기업이 서로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는 체제도 정비키로 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2007년 세계 에너지 전망'보고서에서 앞으로 중국과 인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증해 2010년대 중반엔 미국 중국 인도 등 3개국의 배출량이 세계 전체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2004년 기준으로 미국(22.1%) 중국(18.3%) 인도(4.3%)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점유율은 44.7%였다.

특히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2004년에 48억t으로 일본의 4배 정도에 달했으며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탄산가스 배출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중국과 인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두 나라의 배출 억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선진국 간 어떤 논의도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전 세계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이려면 신흥국의 원자력 발전소 증설을 확대하고 선진국들이 에너지 절약 기술을 적극 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용어풀이]

◆탄소배출권 시장=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파는 시장.배출권은 교토의정서상 할당된 감축량을 초과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 그만큼의 권리를 얻으면서 생긴다.

또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국이 기술 지원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줘도 얻을 수 있다.

온실가스를 할당량만큼 줄이지 못하는 국가(기업)는 거래시장에서 배출권을 사야 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