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지방검찰청은 30일 허위학력으로 동국대 교수에 임용됐던 신정아씨(35)와 신씨 비호 의혹을 받아온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58)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을 구속기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동국대와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신씨를 검찰에 각각 고소하면서 시작돼 3개월 이상 끌어온 사건은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지게 됐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신씨 개인의 위조학력 사건에서 출발한 이 사건은 기획예산처 장ㆍ차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변씨가 동국대와 기업체 등에 각종 외압을 행사하며 직권을 남용한 고위 공직자의 '권력형 비리'로 확대됐다.

또 최근에는 신씨가 일했던 성곡미술관의 박문순 관장과 남편인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비자금 파문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비자금 사건은 추후 계속 수사키로 했다.

변 전 실장과 신씨의 관계는 2003년 초 성곡미술관에서 첫 만남이 이뤄진 후 같은 해 10월부터 관계가 '깊어진'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씨의 집에서 압수된 23점의 보석류 중 11점(4712만원 상당)은 변 전 실장이 상품권과 현금,신용카드 등으로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측은 "변 전 실장이 상품권 등을 지인들로부터 조금씩 받아 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상품권 일련 번호가 연속돼 누군가 일괄 구입해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상품권 매매 자료 등 출처는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또 신씨가 예일대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미국 현지 브로커에게 속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PC에서 위조 파일이 다수 발견돼 본인이 직접 위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냈다.

검찰은 그러나 성곡미술관에 '뇌물성' 후원금을 낸 기업인들은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학교의 재정 확충과 발전을 위해 신씨 임용을 추진했던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도 사법처리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편 신씨가 호화생활과 미국 도피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준 '제3의 고위인사'나 '배후인물'은 변 전 실장 이외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구본민 서부지검 차장검사는 "김석원 명예회장의 은닉자금 수사와 신씨가 김 명예회장의 사면복권을 알선수재한 혐의 등 각종 추가 의혹에 대해서는 성역없이 추가수사를 해 나가겠다"며 "중대 사안인 만큼 대검 파견 수사팀도 그대로 유지하고 수사팀 소속 검사들로 특별공판팀도 구성해 재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