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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지하주차장 이용한 盧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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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세종로의 외교부 청사를 방문했다.

    이 건물 안에서 정부혁신토론회가 열렸던 것이다.

    장관이다,차관이다 해서 행정부 내 고위관료들이 총출동한 행사였다.

    바로 이 건물 로비에서는 외교부 기자들이 보름째 바닥에 앉아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국정 홍보처가 지난 12일 기자실 문에 '대못질'을 한 뒤 계속된 일이다.

    바로 전날인 25일,기자들은 개 닭보듯 해오던 홍보처가 과잉친절을 보이자 대통령이 이곳을 지나칠 것으로 판단하고 대통령과 로비에서 잠시라도 한마디 현장토론을 기대했다.

    그러나 26일 아침 외교부 청사 로비에 노 대통령은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댄 뒤 엘리베이터로 행사장인 강당으로 직행한 것이었다.

    혹시나 하면서 로비에서 대통령과 한마디 현장 토론을 기대했던 기자들은 좀 허탈했다.

    "이 정책은 의도와 방향 모두 잘못됐다고 말해주리라"고 의지를 불태운 기자들도 있었는지 모른다.

    앞서 25일 국정홍보처 직원이 이곳 로비에서 기사를 쓰는 외교부 담당 기자들을 찾아왔다.

    그는 "불편할 것 같아 권유하는 것"이라며 "다른 곳에서 기사를 쓰면 어떻겠느냐.이틀만이라도 옮기는 게 어떠냐"고 친절하게 권했다.

    안 그래도 임시 방편으로 멀리서 끌어 써온 전원을 이날 누군가 끊어놔 불편했던 기자들은 심사만 더 뒤틀려 "괜찮다"며 이 제안을 거절했다.

    홍보처 직원이 다녀간 뒤 청와대 경호원들이 등장했다.

    결국 기자들의 편리를 생각했던 게 아니라 이 건물 강당에서 열리는 정부 행사에 노무현 대통령이 '행차'할 예정이었고 대통령이 로비를 통과해 강당으로 간다면 기자들이 박스와 매트를 책걸상 대신 쓰고 있는 꼴을 볼 것이니 깨끗하게 정비해 놓겠단 얘기였다.

    지하 주차장에서 '로비기자실'을 건너뛰고 행사장으로 직행한 대통령은 고위 공무원들에게 정부 혁신을 주제로 강의했다.

    그때 행사장 밖 복도에서는 청와대와 홍보처 관계자들이 서성거리며 "기자들과 문제를 이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푸념만 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기자들은 계속 로비 바닥에 앉아 기사를 작성하고 있었다.

    정지영 정치부 기자 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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