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湜 < 연세대 교수·경제학 >

국제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먼저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우리 경제를 강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동절기에 따른 수요 증가와 원유의 공급능력 부족 때문에 앞으로 가격 상승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곡물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 또한 크게 높아지고 있다.

그 외에도 그동안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로 인해 중국의 유동성(流動性)이 급증하면서 중국발(發) 인플레이션도 우려된다.

이러한 세계적 인플레이션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물가를 높여 우리 물가를 상승시키고 기업의 원가부담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업의 원가부담이 늘어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우리 기업 투자는 더욱 줄어들게 되고 경기침체 또한 심화될 수 있다.

다음으로 미국의 경기침체 또한 우리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미국 경기가 침체되는 경우 우리 수출이 크게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서브 프라임 문제는 환율을 통해서도 영향을 미친다.

서브 프라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달러화의 약세로 우리 환율 또한 하락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는 경우 그렇지 않아도 외국과의 금리 차이로 유입(流入)되는 외환 때문에 하락하고 있는 우리 환율은 더욱 떨어지게 되고 수출은 더 감소하게 된다.

실제로 그동안 우리 기업의 투자환경은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각종 정부 규제와 과도한 노사 분규로 인해 기업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기업투자가 늘어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유가격 상승에다 환율까지 낮아질 경우 우리 기업의 투자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이제 회복국면에 들어가고 있는 경기가 다시 침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와 같은 국제경제 환경의 변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토록 해야 한다.

먼저 원유가격 상승으로 늘어난 기업의 비용부담을 줄여주도록 해야 한다.

국제유가 상승분을 국내 유류세(油類稅) 인하를 통해 흡수,국내 석유류 제품의 가격상승 요인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 유류세는 외국보다 과도하게 높다.

고유가를 통한 에너지 절약도 중요하지만 국내 석유류 제품가격 인상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하면 지금 유류세는 인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외국보다 높은 법인세를 인하하고 수도권 규제와 같은 각종 불필요한 정부규제를 완화해서 기업의 물류비용이나 원가부담을 줄여주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이 국제경제 환경변화를 대내적으로 흡수해 기업 투자환경의 악화를 막을 수가 있다.

환율 역시 과도한 하락을 막아야 한다.

이미 내년도 우리 경상수지는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추가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 환율은 적정 수준보다 더 떨어지면서 경상수지는 더욱 악화될 것이 확실하다.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막대한 외환시장 개입비용을 고려하면 환율하락의 원인 중 하나인 자본의 과도한 유입도 줄이도록 할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에서의 버블을 억제해 과도한 외국자본의 유입을 줄이고 금리 차이로 인한 국내 금융회사의 외화차입을 억제하는 조치 또한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이제 막 회복되려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열악한 투자환경 때문에 기업투자가 늘어나지 않아 내수(內需) 경기가 침체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양극화가 진행돼 왔다.

지금 회복되고 있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환경을 개선시켜 주어야 한다.

특히 원유가격 상승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기업 투자환경의 추가적인 악화가 예상되는 지금은 기업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수립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