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자본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신흥시장에서 거품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 세계 370여개 금융회사가 회원사인 국제금융협회(IIF)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가 열리는 워싱턴에서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신흥시장 자금이동'이란 보고서에서 "최근 국제 투자자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이 상대적으로 적은 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IIF는 몇년 전부터 시작된 신흥시장으로의 국제 자본 유입현상은 서브프라임 파문으로 더욱 가속되고 있다며 올해 신흥시장에 순유입될 해외자본이 620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5728억달러)보다 8.3%(475억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IIF는 이 같은 추세가 내년에도 지속돼 신흥시장 자본유입액은 593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IIF 이사회 의장인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회장은 "신흥시장은 이번 서브프라임 파문에서 놀라운 복원력을 보여줬다"며 "이로 인해 미국이나 유럽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자본들이 신흥시장에 몰려드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자금 쏠림 현상은 필연적으로 자산의 거품을 야기할 것이란 경고도 제기됐다.

IIF의 수석 부회장인 윌리엄 로즈 씨티은행 최고경영자(CEO)는 "신흥시장의 수익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면서도 "이런 현상은 자산가격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끌어 올릴 것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자본으로 이머징마켓 시장이 과열돼 조정을 받을 경우 거품붕괴로 경착륙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IIF 총재인 찰스 달라라도 "현재 신흥시장이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에 거품이 생성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신흥시장의 과열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IIF는 신흥시장의 수출은 계속 호조를 보여 중국의 경우 올해 3800억달러,내년엔 4500억달러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올 연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조9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