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는 등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각종 원자재와 곡물 가격도 함께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이어서 세계 경제를 크게 위축(萎縮)시키는 것은 물론 국내경제에도 짙은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란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한다.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국 등 신흥 경제대국들의 원유소비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데다 달러화 약세 현상이 실물자산 선호 심리를 유발해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을 한층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런 추세가 세계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선 각종 원자재 가격의 동반 상승은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는 신흥시장들에 큰 부담을 주면서 성장속도를 둔화시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미국경제의 조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파문에서 비롯된 신용불안과 소비둔화 현상 때문에 주요 국제기구들은 미국의 내년 성장 전망치까지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는 우리 또한 이런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이다.

성장 물가 국제수지 등 이른바 3대 거시지표가 모두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달러화 약세는 원화 강세를 부추겨 수출경쟁력을 잠식할 수밖에 없고, 이는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국제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연결되게 마련이다.

물가 상승 압력 또한 거세진다.

한국은행도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로 유지되면 소비자물가가 0.4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형편이다.

주요 수입선인 중국에서 물가와 인건비가 급상승하는 추세에 있어 이런 우려를 더욱 가중(加重)시킨다.

따라서 정부는 이 같은 상황 변화에 미리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기업투자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등 세계적 경기둔화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특히 국제수지는 물론 물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환율이 지나치게 급등락하는 일이 없도록 적절히 관리해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