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을 전공했거나 마케팅이라는 학문에 한 발이라도 담근 적이 있다면 필립 코틀러라는 이름의 무게를 잘 알 것이다.

이번에 그의 책이 한 권 번역돼 나왔다.

'필립 코틀러의 Think ASEAN!'(필립 코틀러 외 지음,윤규상 옮김,비즈니스맵)이다.

'Asian'이 아니고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10개국이 포함된 'ASEAN'이다.

저자는 앞으로 아세안 국가에 매우 큰 변화와 그에 따른 기회가 있을 것이므로 그것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 노력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세계를 잊고 아세안을 생각하라(Think ASEAN!)"는 것이다.

이 구호는 아세안 시장에 대한 접근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성공의 키워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세안을 '어떻게' 생각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아세안이라는 단일 시장에 접근하기 위한 핵심 경영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먼저 소개한다.

이어 아세안 지향적 경영에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그 특성을 추출한다.

아세안 시장에 초점을 두고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 중에는 삼성 등 우리나라 기업도 포함된다.

저자는 사례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포지셔닝-차별화-브랜드'의 삼각구조 모형으로 설명한다.

모든 사례를 관통하는 결론은 간명하다.

이들은 아세안 시장의 특성에 부합하는 적절한 경영활동을 통해 이 삼각구조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고,그 결과 탁월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아세안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삼각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설명을 위해 앞서의 삼각구조를 좀 더 확대한 모형이 이용된다.

새 모형에서 포지셔닝은 시장세분화 및 타기팅과 함께 마케팅 전략(Strategy)이 되며,차별화는 마케팅믹스와 판매활동을 유도하여 마케팅 전술(Tactics)을 형성한다.

또 브랜드는 프로세스와 서비스를 포괄하여 기업 가치(Value)를 규정한다.

이렇게 확장된 삼각구조를 STV라고 하자.그렇다면 높은 성과는 곧 강력한 STV 구조를 구축한 결과인 것이다.

저자는 몇몇 기업 사례를 통해 어떻게 아세안 지향적 STV가 구축될 것인지 설명하고 있다.

한정된 지면에 상세한 내용을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힌트를 주자면 글로벌 가치(V),아세안 전략(S),현지 전술(T)이다.

이 책은 아세안 시장에 관심을 가진 기업인이나 마케터라면 꼭 한 번 읽어 봐야 한다.

아세안과 상관없는 마케터나 기업인에게도 일독을 권유한다.

강력한 STV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어찌 아세안 시장에서만 통할 것인가? 약간의 응용만 할 수 있다면 코틀러 교수가 이 책에서 접근한 것처럼 자신이 현재 속한 시장에 어울리는 자신만의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을 것이다.

268쪽,1만5000원.

서지만 LG경제연구원 통신.서비스그룹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