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부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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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을 돈에 비유한 사람은 얼마전 작고한 강원룡 목사였다.과장된 말은 인플레와 같고,약속을 실천하지 못하는 말은 부도수표와 같고,의식적인 거짓말은 위조지폐와 같다는 것이다.이처럼 인플레,부도수표,위조지폐의 말이 다반사인 사회는 결국 붕괴된다고 했다.따라서 말은 신용이 있어야 하는데,특히 정치인의 말은 보증수표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말 실수가 잦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도마위에 올라 있다.기초문법에도 맞지 않는 말을 쓰는가 하면,중간과정과 논리를 생략한 채 말을 하는 바람에 정반대로 해석되기도 한다.같은 단어를 반복하기 예사고 어떤 경우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할 말이 없으면 '고맙다'고 말해 버린다.선거유세 도중 한 어린이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라고 묻자 그저 '고맙다'고 하는 식이다.
헛소리를 해대는 부시 대통령의 어록은 워싱턴 정가에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말 실수들이 낱낱이 적혀 보는 사람들의 실소를 자아내곤 한다.오죽하면 '부시즘(Bushism)'이란 비아냥거리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까 싶다.부시즘은 엄연히 사전에 올라 있다.
대통령을 빗댄 단어들은 부시뿐만이 아니다.바람기 많은 클린턴 대통령을 '클린터네스크(Clintonesqueㆍ클린턴식의 성관계)'라 부르며 조롱했고,무능한 대통령으로 낙인 찍혔던 카터 대통령 시절엔 '고향으로 돌아가 땅콩농사나 지으라'는 의미의 '카터스빌(Cartersville)'이 유행했었다.
요즘 우리도 신조어 소동을 치르고 있다.국립국어원이 신조어 사전에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스런 데가 있다'는 뜻의 '놈현스럽다'는 새 말을 싣자,청와대가 항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대통령을 비하했다는 게 그 이유다.
신조어 중에는 정치인을 풍자하는 것들이 많다.그들의 말을 통해 한 시대의 단면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신조어가 설사 거슬린다 해도 유머로 받아 넘기는 정치인의 여유가 아쉽기만 하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말 실수가 잦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도마위에 올라 있다.기초문법에도 맞지 않는 말을 쓰는가 하면,중간과정과 논리를 생략한 채 말을 하는 바람에 정반대로 해석되기도 한다.같은 단어를 반복하기 예사고 어떤 경우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할 말이 없으면 '고맙다'고 말해 버린다.선거유세 도중 한 어린이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라고 묻자 그저 '고맙다'고 하는 식이다.
헛소리를 해대는 부시 대통령의 어록은 워싱턴 정가에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말 실수들이 낱낱이 적혀 보는 사람들의 실소를 자아내곤 한다.오죽하면 '부시즘(Bushism)'이란 비아냥거리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까 싶다.부시즘은 엄연히 사전에 올라 있다.
대통령을 빗댄 단어들은 부시뿐만이 아니다.바람기 많은 클린턴 대통령을 '클린터네스크(Clintonesqueㆍ클린턴식의 성관계)'라 부르며 조롱했고,무능한 대통령으로 낙인 찍혔던 카터 대통령 시절엔 '고향으로 돌아가 땅콩농사나 지으라'는 의미의 '카터스빌(Cartersville)'이 유행했었다.
요즘 우리도 신조어 소동을 치르고 있다.국립국어원이 신조어 사전에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스런 데가 있다'는 뜻의 '놈현스럽다'는 새 말을 싣자,청와대가 항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대통령을 비하했다는 게 그 이유다.
신조어 중에는 정치인을 풍자하는 것들이 많다.그들의 말을 통해 한 시대의 단면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신조어가 설사 거슬린다 해도 유머로 받아 넘기는 정치인의 여유가 아쉽기만 하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