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람 < 호서대 골프학과 학과장 aramsuh@daum.net >

골프 선수들에게 좋아하는 계절이 뭐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겨울을 뺀 계절 중 하나를 대답할 것이다.물론 골프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분들도 비슷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다.요즘은 환경문제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각 계절의 뚜렷한 특징이 흐려지고 있다.골프를 좋아하는 분들한테는 서운한 소식일 수밖에 없다.

겨울에도 골프를 칠 수 있을까.딱 한 번 눈이 내리는 날 경기를 한 적이 있다.공이 있는 자리는 눈을 치우고 쳤던 기억이 난다.물론 공도 야광을 입힌 공을 써야 했다.날씨가 추워지면 옷도 여러 겹 입어야 한다.이 때문에 스윙하는 데 불편해 하는 분들이 많다.나 또한 그래서 겨울에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골프선수들은 겨울철에는 주로 동계 훈련을 떠난다.국가대표 때 제주나 진해 선수촌에서 두어 번 운동한 것 외에는 주로 따뜻한 나라에 베이스캠프를 쳤다.겨울마다 따뜻한 나라에서 생활해서 그런지 자꾸 면역성이 떨어지는 기분이 든다.더운 것은 견딜 만한데 추위에는 약하다.그래서 조금만 추워도 운동하기가 힘들다.

요즘같이 시원할 때가 운동하기에는 참 좋은 것 같다.코스에 나가 보면 계절마다 특징이 있다.지난주 라운딩을 했는데,볼은 잘 맞지 않았지만 주위의 나무들이나 하늘이 너무 좋았다.난 골프코스에서 풍기는 잔디 향을 좋아한다.내가 아는 어떤 분은 라운딩을 하다가 노을이 지는 것을 보고 너무 좋았다고 한다.물론 내기를 하시는 분들은 이런 여유를 맛볼 수 없을 것이다.

시합 때도 주위 풍경을 즐길 만한 마음의 여유는 없다.다만 내가 2위보다 많은 타수 차이로 1등을 달리고 있을 때는 하늘,구름,잔디 등 골프장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볼 맞는 거랑 상관없이 늘 이렇게 여유롭다면 얼마나 좋을까.

골프 옷 길이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여름에도 긴 바지를 입어야 하는 남자는 별 차이가 없겠지만….이제 짧은 옷들은 옷장 속으로 깊이 들어가고 긴 옷들이 옷장 앞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계절이다.골프코스에 나가보면 여성 골퍼들의 옷차림만으로도 계절을 느낄 수 있다.

라운드할 때는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스윙하는 데 더 편하다.요즈음 일교차가 크다.이 때문에 더울 줄 알고 짧은 옷을 입고 나왔는데 춥다거나,추울 것 같아서 긴 옷을 입었는데 더워서 혼난 분들도 있을 것이다.그래서 난 늘 비옷이나 바람막이를 가지고 다닌다.날씨가 추워질 경우를 대비해서.물론 털모자도 대기 중이다.골프는 연습 말고도 항상 준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