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경영이론가'로 통하는 허창수 GS 회장이 '창조적 파괴론'을 들고 나왔다.

허 회장은 17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원모임'에서 "'창조적 파괴'를 통해 틈새시장이 아닌 핵심시장을 장악하고 본질적인 승부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말했다.

그는 "GS의 모든 사업부문이 본격적으로 커다란 변혁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며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우리 스스로가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창조적 파괴론'을 제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창조적 파괴는 일시적 미봉책을 거부하고 본질적 승부를 추구하는 것,틈새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을 거부하고 핵심시장을 장악하는 것,그리고 경쟁자에게 타이밍 우위나 제품력 우위 혹은 원가 우위를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내년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 사업들이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고민과 연구를 잘 마무리해 참된 고객가치를 창출해내고 밸류 넘버원 GS를 반드시 이룰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GS그룹이 '공격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GS가 LG에서 분가하기 전까지 '은둔의 경영자'란 별명을 갖고 있던 허 회장은 분기마다 열리는 'GS 임원모임'을 통해 자신의 경영철학을 조직에 전파해왔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4분기에 접어든 올해 GS는 지금까지 큰 차질 없이 사업 계획을 달성해 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예년 같으면 4분기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이지만 올해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북·미관계 개선 등의 이슈들이 경영환경의 주요 요인으로 등장한 만큼 이들 요인이 어떤 기회와 위협을 수반하는지 면밀히 분석해 차질 없이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해외시장의 성공 요인은 현지화"라며 "현지화의 핵심은 현지 인재를 신속히 내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지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육성하고 그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며,현지의 인재들이 GS에 확실히 정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보상 프로그램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허 회장은 강조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