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망 재정비 나서…상장업체 주가 급락 등 파장 커

포스코가 대리점 수를 축소하는 등 유통망 재정비에 본격 착수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철강유통업계에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17일 포스코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11개 열연 대리점(SSC:스틸서비스센터) 가운데 한일철강,우경철강,동아강업 등 3개 업체에 대해 내년도 대리점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요 업체와의 직거래 확대,고부가가치 전략 등에 따른 유통 공급량 감소와 대리점들의 수입재 취급 비율 증가 등으로 유통망 재정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냉연 및 고급재 위주의 생산체제로 전환,중간소재인 열연강판의 자체 수요가 늘면서 2002년 이후 유통공급량을 크게 줄여왔다.포스코 열연대리점 평균 매출도 2004년 1415억원에서 지난해 1257억원으로 감소했다. 중국산 제품 수입 증가 등으로 인한 유통시장 다변화도 구조조정을 촉발한 요인이다. 일부 대리점의 경우 중국산 수입 비중이 급격히 늘면서 수입제품이 전체 재고와 판매의 절반 이상을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포스코의 11개 열연강판 대리점은 포스코 제품을 50% 이상 취급하는 철강유통 업체로,지난해 평균 매출 규모는 1257억원이다. 이 가운데 문배철강,한일철강은 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삼현철강,부국철강,우경철강,동양에스텍,대동스틸은 코스닥에 등록돼 있다.

철강유통의 구조조정 소식은 관련 회사 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포스코와의 대리점 계약 해지가 알려진 뒤 한일철강 주가는 2주 새 23%,우경철강은 26% 정도 하락했다.추가적인 구조조정 등 철강유통시장의 개편설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내년 역시 올해보다 열연 생산량을 비롯한 유통 물량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서다. 포스코 냉연대리점과 스테인리스대리점 등도 퇴출 불똥이 튈까 봐 몸을 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포스코 측은 이에 대해 "추가적인 유통망 정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에 계약 해지된 대리점들이 현대제철 쪽으로 말을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