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운전해 주는 승용차,가사·육아 전담 로봇,얼굴에 대기만 하면 피부 상태를 자동으로 체크해 주는 피부측정기,날씨에 따른 화장 기법을 알려 주는 e화장대….'

공상과학(SF)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이 같은 제품들은 언제쯤 상용화될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내놓은 '미래환경 분석 및 전자산업 전망' 자료에 따르면 2012년이면 이 같은 제품을 실생활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박노병 삼성전자 기술총괄 담당 부사장은 16일 "앞으로 5년 뒤에는 주 고객층과 시장의 개념이 바뀌고 기존 의식주 개념도 상당 부분 변화할 것"이라며 "전자업계도 IT 중심에서 건강,바이오,신(新)에너지 등을 융합한 '탈(脫) 전자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미래 IT산업 환경을 △소비자 △건강 △주택&에너지 △시장(마켓) △기술 융합 △디바이스 △콘텐츠 등 7가지 분야로 나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박 부사장은 우선 "5년 후 IT 제품의 주 구매층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여성이 가사 노동과 육아에서 해방되면서 이들의 구매력에 초점을 맞춘 IT 제품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가전 기기와 IT 기기가 통합되면서 'e화장대','e퍼니처',청소 로봇,전자인테리어 시스템 등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IT 결합형 의료기기도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피부과에 가지 않아도 혼자서 진단해 볼 수 있는 '디지털 피부측정기',병원에 가지 않고서도 장 상태를 체크해 볼 수 있는 '1회용 캡슐카메라' 등이 대표적인 미래형 의료 관련 IT기기들이다.

주택과 에너지의 개념도 달라진다.

이전까지 주택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공간이었다면 앞으로의 주택은 태양전지,태양열 난방,연료전지 등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공간이 된다는 것. 시장(마켓)의 개념도 '국가' 단위에서 '도시' 단위로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박 부사장은 "지금이야 브릭스(BRICs) 국가들에 세계 주요 기업들이 판매 전략을 맞추지만 앞으로 1000만명 이상이 사는 '메가 시티'가 급증하면 도시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융합도 빼놓을 수 없는 미래 산업의 변화. IT와 BT(생명과학),NT(나노기술) 등이 서로 융합되면서 사람의 질병을 손쉽게 진단하는 바이오 칩과 생체인식 시스템을 갖춘 반도체 등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또 3차원 공간에서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홀로그래피 기술이 상용화되면 휴대폰의 개념이 바뀌고 자동운전 시스템을 갖춘 자동차가 나오면서 도로 개념도 바뀔 것이라고 박 부사장은 내다봤다.

끝으로 디지털 콘텐츠도 개인들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멀티 소스 퀵 유즈(Multi-Source Quick Use)'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