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2000선을 상향 돌파한 주식시장이 단기 상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수가 상승할 때마다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변동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이는 2000포인트대 안착을 위한 다지기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16일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하루하루 등락이 엇갈리며 지수의 단기 방향을 예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길게 보면 2000포인트대 초반에서의 매물 소화는 2000대에 대한 신뢰 확보 과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국내 변수보다 해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 약세와 유가 급등이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

오 연구원은 특히 오는 19일로 예정된 G7 재무장관 회담에서 아시아 통화 강세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정책 대안으로 지속적인 외환시장 개입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통화 강세를 허용하면 자국의 수출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오 연구원은 인도의 경우 6개월전 외환시장 개입을 중지하고 통화강세를 허용한 바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며,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G7 재무장관 회담 이후 아시아 통화가 강세로 방향을 잡아갈 수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 수출 기업의 실적 악화로 이어져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오 연구원은 "아시아 통화 강세는 한편으론 역내 내수 활성화와 교역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지나친 부정적 해석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 순환매의 방향이 후발주자로 이전되고 있는 상황에선 고려아연SK에너지, 다음, LG패션, LIG손보, 효성, 평산 등이 유망하다고 추천.

한양증권은 "기술적으로 증시가 직전 고점인 2000선을 회복함에 따라 차익실현 욕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주요 보조지표들이 추가 조정 가능성을 나타내는 가운데 고점에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2000선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충분한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면서 안정적인 정배열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만큼 중장기 상승 추세에 대한 믿음은 변함없다고 판단.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상승 탄력이 둔화되면서 증시가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수 있지만, 2000선이 급격히 훼손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2000포인트를 전후로 한 기간 조정 시나리오가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시적 가격 및 수급 부담이 시장의 상승 추세를 근본적으로 꺾을 수는 없다고 설명.

서울증권은 "단기적으로 투신권의 매도세가 부담스런 상황"이라면서 "2000포인트대 안착을 위해서는 연기금 및 투신의 매수력 회복이 필수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