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요금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SK텔레콤이 자사 가입자 간 통화 요금을 50% 깎아 주는 '망내 할인' 요금제를 내놓기로 하자 LG텔레콤은 '망내 통화료 사실상 무료'라는 파격적인 상품으로 맞불을 놨다.

망내 할인을 강하게 반대해 온 KTF도 더 이상 버티기 어렵게 됐다.

망내 할인은 같은 이동통신회사 가입자 간 통화에 대해 요금을 할인해 주는 것이다.

망내 할인은 기본적으로 통화량이 많은 이용자에게 유리하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 모두 망내 통화료를 깎아 주는 대신 기본료를 더 받는다.

통화량이 적은 이용자는 무턱대고 가입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휴대폰 이용 습관을 잘 따져가며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망내할인 혜택은 얼마나

LG텔레콤은 한 달에 기본료 2500원을 더 내면 20시간 동안 자사 가입자 간 공짜로 통화할 수 있는 요금제를 다음 달 선보인다.

휴대폰 이용자의 월평균 음성 통화량이 200분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면 무료화나 다름없다.

월 기본료가 1만5500원인 요금제는 망내 통화 20시간이 무료이고, 기본료 4만1000원짜리 상품은 망내 통화 무료에다 SK텔레콤, KTF, 유선 전화 등으로 거는 망외 통화에 대해서도 300분(5시간)의 무료 통화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통화하면 얼마만큼 할인받을 수 있을까.

현행 요금(10초당 18원)을 기준으로 2500원은 통화량 23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망내 통화가 월 23분을 넘으면 요금이 절감된다.

LG텔레콤의 가입자 간 통화 비중은 23% 정도다.

따라서 월 음성 통화가 100분 이상이라면 할인 혜택이 생긴다.

LG텔레콤은 기존 요금제에 월 1000원을 더 내고 망내 통화료 50%를 할인받는 상품도 출시한다.

이 상품은 월 통화량이 80분(가입자 간 통화 18분)을 넘으면 요금이 절감된다.

SK텔레콤의 망내할인 요금제는 한 가지다.

기본료 2500원을 더 내면 가입자 간 통화료가 50% 할인된다.

SK텔레콤의 경우 10초당 요금이 20원이므로 할인 혜택을 보려면 월 평균 망내 통화가 42분 이상이면 된다.

소량 이용자라면 추가되는 기본료만큼 할인받지 못할 수도 있다.


◆어느 요금제가 더 유리할까

망내 할인 비율만 놓고 보면 LG텔레콤이 100%로 SK텔레콤보다 2배 높다.

하지만 가입자수와 망내통화 비중 등을 감안하면 실제 할인금액은 SK텔레콤이 약간 높다.

음성통화만 한달에 5만원을 쓰는 이용자를 예로 들어보자.LG텔레콤의 경우 기본료 1만3000원을 뺀 3만7000원에 망내통화비중 23%를 적용하면 망내할인 금액은 8510원이다.

추가로 내는 기본료 2500원을 빼면 총 6010원이 절감된다.

할인율이 약 12%다.

SK텔레콤의 경우 망내할인율은 50%이지만 망내통화 비중이 53%로 높기 때문에 음성통화 3만7000원에 대한 망내할인 금액은 9805원이다.

추가 기본료 2500원을 빼면 7305원을 할인받게 된다.

월 음성통화가 200분인 경우를 비교해도 LG텔레콤은 2468원이 절감되지만 SK텔레콤은 3860원을 할인받는다.

그러나 LG텔레콤의 기본료 4만1000원짜리 상품은 망외통화 5시간이 무료 제공되고,추가 통화에 대해서도 10초당 14원의 낮은 요금이 적용된다.

특히 LG텔레콤은 실속형,가족사랑,항공 마일리지,약정할인 등 할인 프로그램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속형 할인은 월 요금이 3만~4만원이면 3만원 초과금액을,4만원이 넘으면 초과금액의 10%를 추가로 할인해 준다.

항공마일리지는 월 이용금액이 3만원 이상이면 1000원당 10∼17마일리지를 적립해 준다.


◆KTF는 어떤 요금제를 내놓을까

KTF도 요금 인하를 더 미룰 수 없게 됐다.

망내 할인제 도입을 함께 반대했던 LG텔레콤이 망내 무료라는 강력한 요금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KTF의 고민은 SK텔레콤과 비슷한 비율로 내릴 경우 요금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 LG텔레콤처럼 망내 무료화에 나서기는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쇼(SHOW)'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쇼 가입자를 확보하려면 가입자 간 이동이 활발해져야 하는데 망내 할인이 가입자를 붙들어 놓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KTF가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중간 정도 비율로 망내 할인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F 관계자는 "망내 할인을 포함해 다양한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할인 혜택이 돌아가는 요금 상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