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신한은행도 다 외국계 은행이다. 토종은행은 우리은행밖에 없다."

박해춘 우리은행 행장이 전임 황영기 행장에 이어 또 다시 '토종은행론'을 들고 나왔다.

박 행장은 지난 12일 저녁 이화여대 경영대학원에서 특강을 갖고 "론스타가 주인인 외환은행만 외국계가 아니다.

외국계 지분이 70~80%를 넘는 국민 신한은 물론 대구 부산은행도 외국계 은행"이라며 "토종은행인 우리은행을 이용하라"고 말했다.

9월 말 현재 국민은행은 외국계 지분이 82.6%에 달하며 신한은행 58.7%,대구은행 69.6% 등이지만 우리은행은 12.7%다.

박 행장은 "외국계은행과 우리은행이 보통 땐 차이가 없지만 고객에게 리스크가 있을 때는 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즉 외국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이 위기에 몰리면 외국기업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그는 적대적 M&A설이 나오는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에게 "외국계 은행을 이용하는 것을 조심하시고 우리은행이 아니면 농협을 쓰시라"고 조언했다는 경험도 밝혔다.

그는 우리은행명과 관련된 시중은행 간 분쟁에 대해 "외국계 은행들이 우리 안방에 와서 영업하면서 시비를 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질타했다.

우리은행 노사는 지난 9일부터 '행명지키기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박 행장은 해외진출을 위해 해외은행 M&A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강에서 "M&A를 통해 대형화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 그는 강의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구체적으로 인수를 추진 중인 해외은행이 있지만 아직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