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동해를 품다… 9m짜리 이글퍼트 홀로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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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골프의 '간판'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제23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7억원)에서 멋진 '우승 드라마'를 고국팬들에게 선사했다.
최경주는 14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남코스(파72·7544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2위 석종율(39·캘러웨이)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상금은 1억5000만원.최경주는 3년 연속 출전한 이 대회에서 2005년 연장 접전 끝에 2위,지난해 3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나흘간 선두자리를 내놓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 우승으로 털어냈다.
국내 통산 12승째.
공동선두로 최경주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세계 랭킹 3위 짐 퓨릭(미국)은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2개의 버디를 낚은 최경주에 1타 앞서 나갔다.
하지만 퓨릭은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오버하며 '5온1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상승세가 꺾이고 말았다.
최경주는 531야드짜리 11번홀(파5)에서 우승의 향방을 결정짓는 회심의 샷을 성공시켰다.
티샷을 290야드 지점에 보낸 후 241야드를 남겨두고 '하이브리드클럽'으로 그린을 직접 공략했다.
힘차게 날아간 공은 홀 왼쪽 방향으로 굴러가 그린 에지에 멈췄다.
9m나 되는 내리막 이글 퍼트.퍼터를 떠난 공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자 갤러리들이 환호했다.
이 홀에서 파에 그친 퓨릭과의 격차는 순식간에 3타로 벌어졌다.
같은 조의 강경남은 2타를 줄이며 선전하다가 15번홀(파3)에서 짧은 퍼트를 두 차례나 놓쳐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막판 우승 경쟁자는 앞조에서 플레이하던 석종율이었다.
석종율은 17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최경주를 1타 차까지 추격했다.
특히 최경주가 17번홀에서 그린을 미스한 끝에 2m짜리 어려운 파세이브 퍼팅을 남겨둔 사이 석종율은 18번홀(파4)에서 2m 버디 기회를 만들어 연장 승부가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경주는 파세이브에 성공하며 주먹을 불끈 쥔 반면 석종율은 버디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하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최경주는 "샷감각이 좋지 않았고 코스도 어려웠지만 한 타 한 타 최선을 다했던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며 "14번홀에서 석종율의 스코어를 보고 1타 차 2위로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17번홀 파퍼트를 성공하면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퓨릭은 합계 9언더파 279타로 3위,강경남은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강성훈(20)과 공동 4위에 올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