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평생 건강은 흔히 초등학교 때 좌우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보다 앞선 태아 때부터 관리해줘야 더 나은 치아 상태를 기대할 수 있다.

산모의 건강 상태가 태아의 치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태아의 치아는 임신 6주째부터 형성되기 시작한다.

산모는 충치를 유발하는 식품과 태아의 치아를 약하게 만드는 커피 홍차 등 카페인 음료를 피해야 한다.

술과 담배,의사의 처방없는 약물 복용은 태아의 치아 약화나 악안면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도록 한다.

대신 단백질 칼슘 인 등이 풍부한 어류를 먹으면 태아의 치아 형성과 신체 발육이 촉진된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로 산모의 타액이 산성화하므로 충치가 생기기 쉽다.

이를 막으려면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콩류,야채류와 같은 알칼리성 식품을 먹는 게 좋다.

채소나 과일류를 많이 섭취한 산모의 아이는 충치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우유 치즈 달걀 등에 많이 함유된 비타민A는 태아의 치아 형성을 돕는다.

산모가 입덧으로 편식을 하면 전반적인 영양 상태가 불균형에 빠진다.

몸이 무겁다는 핑계로 치아 관리를 게을리하면 기존에 있던 충치나 잇몸병이 심해지고 다른 치아로 쉽게 옮아갈 수 있다.

고른 영양 섭취와 치아 위생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

아이가 옹알이를 하고 유치원에 다니는 생후 6개월부터 만 6세까지의 유치열기에는 '유아기 우식증'(우유병 치아우식증)을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젖병을 그대로 물고 자면 분유 내 당분이 충치를 불러올 수 있다.

유치원 등에서 자주 먹는 유산균 음료와 주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젖병을 물고 재우지 않도록 하고 이런 걸 먹고 난 후에는 깨끗한 거즈나 수건에 물 또는 불소액을 묻혀 닦아주거나 유아용 칫솔로 양치질하는 게 좋다.

아이를 달래려면 보리차 등이 든 젖병이나 젖꼭지를 대신 물리도록 한다.

3세 전후에는 20개의 유치가 나와 성인과 비슷한 구강구조를 갖게 된다.

치과를 찾아 유치의 상태와 배열 등을 살펴봐야 한다.

유치가 약하고 비뚤어져 있으면 부드러운 음식만 먹고 덧니가 생기며 턱뼈 발육이 미흡해 영구치가 제대로 자리잡을 수 없으므로 종합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만 6세부터는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한다.

늦게는 만 12세까지 유치와 영구치가 혼재하는데 이때가 사실상 평생 치아 건강을 결정하는 기간이다.

바른 칫솔질 요령과 치아 관리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등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기다.

유치에 충치가 생기면 조기에 아말감 또는 레진으로 메워 주는 보존적 치료를 해 유치가 자연스럽게 영구치로 대체되도록 한다.

당분이 많고 끈적끈적한 인스턴트 식품은 자제토록 하고 대신 김치를 먹이도록 한다.

아이들은 김치의 신맛을 싫어하지만 신맛은 타액 분비를 촉진해 입안 내 당분을 희석하고 씻어내며 섬유질은 치아 사이를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아이 스스로 칫솔질하는 것만으로는 충치 예방에 미흡하므로 치과를 찾아 정기적으로 불소를 발라주거나 음식물이 쉽게 끼는 어금니 등의 홈을 실란트로 미리 메워 줄 필요가 있다.

또 부정교합이 나타나면 이때부터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이제호 연세대 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