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고객들을 자사의 CMA(자산종합관리)계좌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CMA계좌의 온라인 이체 수수료 무조건 면제가 확대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동안 CMA 계좌의 온라인 이체 수수료는 급여 이체나 펀드가입 등을 할 경우 조건부로만 면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와중에, 대신증권이 11일 오는 15일부터 모든 CMA계좌의 이체 수수료를 조건 없이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5월에 출시했던 MMF형 CMA에만 무료 이체 수수료를 적용했지만 이번에 RP형 CMA에도 무료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것.

대신증권 WM(자산관리)기획부 측은 “고객이 CMA 계좌를 트면 이를 계기로 펀드 하나라도 더 가입하기 때문에 CMA계좌는 자산관리 영업의 밑거름”이라며 온라인 CMA 이체 수수료 전면 면제의 이유를 밝혔다.

CMA 시장의 후발주자인 대신증권으로서는 나름대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이날 대신증권은 보도자료에서 업계 최초로 무조건 수수료 면제라고 했지만, 사실 ‘CMA 무조건 이체수수료 면제’는 CJ투자증권이 원조다.

지난 2004년 4월 출시한 MMF형 CMA는 물론, 지난 3월 내놓은 RP형 CMA까지 모든 CMA의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CJ투자증권 측은 “그 동안 CJ의 CMA 금리가 다른 곳에 비해 그리 높지 않아 이체 수수료 무료의 이점이 상대적으로 묻혔지만, 요즘은 CJ CMA의 금리가 다른 증권사들의 CMA 수준만큼 올라갔다”며 앞으로는 온라인 이체 수수료가 무료임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두 증권사가 밀겠다는 ‘CMA 이체 수수료 무료 서비스’는 과연 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까?

전면적인 확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세열 CJ투자증권 마케팅팀 과장은 “증권사에서는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건당 몇 백원의 온라인 이체 수수료를 거래 은행에 낸다”며 “CMA계좌를 많이 보유한 대형증권사들은 그 부담이 커서 쉽게 수수료를 무료로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J투자증권이나 대신증권이 과감히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하는 것은 아직 상대적으로 CMA 고객이 적어서 그만큼 수수료 면제 부담이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철호 애널리스트도 “CMA 자체는 증권사에 돈이 안 된다”며 “CMA 무료 이체 서비스가 고객의 펀드가입 등으로 연결되는 것이 확실하다면 업계로 확산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증권사에 부담만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CJ투자증권의 천과장은 “만일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어 결제기능이 증권사에 넘어오면 이체 수수료 무료가 확산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은행에 낼 수수료 부담이 줄어 원가가 감소하는 만큼 증권사들의 전략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는 논리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