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악은 음악 역사에서 '척추'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고(古)음악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38·사진)가 오는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선다.

이번 공연은 주한 프랑스 문화원이 마련한 제1회 프랑스 페스티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내 팬들도 기대하고 있는 무대다.

고음악은 바로크 시대 이전의 음악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타로는 한국 방문을 앞두고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고음악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와 관련해 "한국 청중들의 수준이 서양 음악의 본질을 알고 싶어하는 수준까지 올라온 덕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타로는 최근 유럽에서 '알렉상드르 타로 현상'이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자기만의 독창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고음악을 연주한 결과다.

그는 "곡을 이해하기에 앞서 문헌을 통해 작곡가의 성격을 파악하려 한다"며 "작곡가의 성격을 연주에 반영시킨 것이 이전의 고음악 해석과 다른 결과를 가져다줬다"고 설명했다.

타로는 '피아노가 없는 집'에 사는 피아니스트로도 유명하다.

그는 음악과 분리된 삶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큰 휴식이라고 믿는다.

피아노 연습도 사무실로 '출근'해서 한다.

그는 이번 한국 공연에서 프랑스 바로크 음악가인 쿠프랭의 '클라브생 곡집'에서 선별한 12곡과 라벨의 피아노 작품들을 연주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 5월 쿠프랭 음반을 발매해 평단의 찬사를 받았고,라벨 피아노 전곡 연주로 '황금디아파종상''르 몽드 드 라 뮈지크 올해의 음반상'도 휩쓸어 관객들의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다.

타로는 "고음악의 매력은 '형식'이라는 틀 안에서도 얼마나 표현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가를 배우게 해준 데 있다"며 "이번에 연주할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어릴 때부터 연주할 때마다 나에게 비교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고 덧붙였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