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 참모들이 이명박 후보 선대위에 대거 합류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저마다 제 갈 길을 찾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대선 이후 다시 '세(勢) 결집'을 위한 장기적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 전 대표 측 사람들로 분류되는 김무성·이강두·김학원·이해봉·이규택·이상배 의원은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을,최경환 의원은 경제살리기특위 총괄간사를 맡았다.

의원급 외에 박 전 대표의 '수족'으로 활동했던 실무참모 중에서 지종학 뉴미디어단장(전 스카이KBS 사장)은 최근 이 후보 선대위에 합류,홍보 동영상 제작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여론조사를 전담했던 허용범 특보는 이 후보 비서실 메시지팀으로 자리를 옮겼고,메시지와 연설문을 맡았던 조인근 정책메시지총괄부단장도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이동했다.

시·도당 선대위의 경우 구상찬 공보특보가 서울시당 대변인을,김선동 상황부실장이 서울시당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각각 옮겨갔다.

박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도 상임고문직을 수락한 만큼 한나라당의 '정권 탈환'에 힘을 모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대선 끝나고 한번 두고 봅시다"라면서 "(대선 때까지는) 일단 도와줄 건 도와줘야 명분이 서지 않겠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대선이 끝나고 난뒤(박 전 대표 측이) 다시 '세'를 결집해 뭔가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어린 시각도 있다.

박 전 대표가 대선 이후 당권에 재도전할 때에 대비,측근들이 '트로이의 목마'를 자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대선 이후를 미리 예단할 필요가 있느냐"면서도 "한나라당은 이미 이명박 체제가 확고하게 자리잡았다"며 내부 분열을 경계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