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Focus] 프린스 씨티그룹 CEO, 경질론 확산 '가시방석'
세계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찰스 프린스가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 여파로 씨티그룹의 지난 3분기 순이익이 60%나 급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씨티그룹은 서브프라임 파문으로 3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55억달러)보다 60%가량 줄어든 22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책임론이 부상했지만 프린스는 2009년까지 1만7000명 감원 등으로 연간 46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으며 무마에 나섰다.

씨티그룹 주요 주주인 알 왈리드 사우디 왕자도 "최근의 금융위기에서 완벽하게 면역체계를 갖춘 금융회사는 없다"며 프린스에 대해 신임 의사를 밝혔다.

일단락될 것 같던 프린스의 경질론은 주주들과 애널리스트들이 근본적인 자질론을 제기하면서 다시 불거지는 양상이다.

이들은 "2003년 10월에 취임한 프린스가 4년 동안 보여준 것은 부진한 실적뿐"이라며 "뱅커로서의 경영 경험보다는 기업변호사로서 경험이 많은 프린스가 씨티그룹을 제대로 이끌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프린스를 코너로 몰고 있다.

실제 프린스 취임 후 씨티그룹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지난 5일 종가는 48.30달러.취임 날인 2003년 10월1일의 47달러와 차이가 없다.

반면 경쟁사들의 평균 주가는 2003년 10월만 해도 씨티그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지금은 2배가 넘고 있다.

주주들로선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그의 취임 후 씨티그룹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2004년엔 일본 지점의 프라이빗뱅킹 사업부가 영업폐쇄됐다.

같은 해 유럽에서는 유럽 국채의 변칙매매 혐의로 영국 금융감독청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러다보니 이사회도 프린스의 경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씨티그룹 이사회가 CEO 후보로 존 테인 뉴욕증권거래소 CEO를 점찍고 그와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오는 1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프린스의 거취도 실적발표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