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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늬만 '지역특구' 대폭 손질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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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역특화발전특구(지역특구)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에 나섰다.

    그동안 96개 지역을 특구로 지정하는 등 사실상 전국을 특구로 만들어 놓고서도 정작 핵심 규제 완화와 예산 지원 등 사업 추진에 필수적인 것들을 내놓지 않아 '무늬만 특구'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오던 것을 이번에 고치겠다는 것이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지역특구제도 운영 성과 및 발전 방안'이라는 주제의 연구 용역을 발주했으며 이를 토대로 특구 지정 요건 개선 및 운영 활성화 방안,평가제도 개선 등 지역특구 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재경부는 오는 11월까지 진행되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초 지역특화발전특구법 개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뭐가 문제였나

    지역특구 제도는 그동안 두 가지 측면에서 거센 비판을 받아 왔다.

    우선 특구 지정을 너무 남발한다는 것이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전국에는 96개 지역특구가 있다.

    현재 지정 신청을 해 둔 8곳과 지역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해 특구 계획을 공고한 20개 지역을 합치면 124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내용이 알찬 특구라면 그 숫자가 많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

    농업과 환경 규제 등 각종 제약이 많은 국내 기업 환경을 고려하면 '특구'라는 이름을 빌려서라도 각 지역의 규제들을 풀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에서는 단체장들이 임기 중 치적을 쌓아야 한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설익은 계획을 들고 와 지역특구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각 지자체의 특구 지정 요청에 대해 옥석을 가리기보다는 도장을 찍어 주기에 바빴다.

    대표적인 사례가 완주 포도주산업 특구다.

    이 지역은 포도주를 담글 수 있는 '주정용 포도'의 재배가 불가능한데도 포도주 특구가 됐다.

    진안 홍삼한방 특구는 약초센터를 운영할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하고도 특구 계획을 승인받았다.

    지자체장이 홍보용으로 '축 특구 지정'이라는 현수막을 건 뒤 별다른 사업을 하지 않는 지자체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지역특구 퇴출 판정을 받은 곳은 고작 한 군데(완주)뿐이다.

    지역 특구로 지정됐는데도 관련 핵심 규제가 풀리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천 도자산업 특구에 정부가 풀어 준 규제라고는 축제 기간 중 도로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거나 옥외광고물 설치를 허용하는 것 정도가 고작이었다.

    수도권정비계획법과 농지법 등에 막혀 특구 계획의 핵심인 도자체험단지 건립은 표류하고 있다.

    세계박람회에 대비해 도심지와 가까운 호텔과 골프장을 짓기로 하고 특구 지정을 받은 여수시는 환경부 영향평가로 2년을 허송세월했다.

    그 결과 박람회 실사단이 왔을 때 청사진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수도권 규제와 접경지 규제에 막혀 고대산 평화체험 특구 사업이 지지부진한 연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어떤 대책 마련하나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다.

    특구 내실화를 위해 지정에 앞서 사업 계획과 예산 확보를 완료하는 것을 지정 요건으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비 지정과 본지정 두 단계로 나누는 방법도 논의될 예정이다.

    정부는 특구위원회 한 곳에 몰려 있는 지정 및 평가 권한을 이원화하고 우수 특구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그렇지 않은 특구에는 평가를 통해 퇴출시키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과감한 규제 특례와 예산 지원을 연계해 실질적인 특구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근본적인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연구 용역을 통해 현행 특구법으로도 개선 가능한 부분을 찾아본 뒤 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내년 초까지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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