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하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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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은 아마도 안동(安東)을 두고 하는 얘기로 들린다.
우리의 전통문화가 잘 보존돼 원형(原形)의 고향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반도의 등뼈격인 태백산맥과 생명의 물줄기인 낙동강이 함께 만나는 안동은 자연경관 또한 빼어나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1999년 봄 안동을 찾았다.
한국적인 것을 보고 싶어하는 여왕의 염원이 안동으로 발길을 옮기게 만든 것이다.
굿놀이 한마당을 구경했고,천등산 봉정사에 올라서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낀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오늘 방한하는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도 안동을 찾아 같은 코스를 돌아볼 것이라는 소식이다.
유럽의 여왕들이 하늘길도 없는 안동으로 달려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두말할 나위없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픈 마음에서일 게다.
안동에서도 하회(河回)마을은 600년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땅이다.
풍산 류씨들의 집성촌인 이곳에 들어서면 그 옛날 선비들이 살았던 고래등 같은 기와집과 서민들의 초가집을 만나는데 전통가옥의 모습이 여간 아릅답지 않다.
이리저리 연결된 고샅을 걸으면 조상들의 속살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하회마을의 별신굿 탈놀이는 의미가 깊다.
반상(班常)의 신분이 엄격해,평소에는 감히 말조차 걸 수 없었던 양반을 조롱하고 꾸짖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탈놀이는 서민들의 억눌린 감정을 풀어내는 배설구 노릇을 했다.
한국 최고의 목조건물인 봉정사 역시 자랑거리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스님이 창건했다고 하는데,오색 단청과 처마의 곡선은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찬탄을 자아낸다.
안동이 퇴계 이황 등 걸출한 유학자들을 배출하면서 동양의 정신세계를 구축한 '지성의 산실'이라는 점도 여왕들에게는 매력으로 작용했음직하다.
안동을 보며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생각한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우리의 전통문화가 잘 보존돼 원형(原形)의 고향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반도의 등뼈격인 태백산맥과 생명의 물줄기인 낙동강이 함께 만나는 안동은 자연경관 또한 빼어나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1999년 봄 안동을 찾았다.
한국적인 것을 보고 싶어하는 여왕의 염원이 안동으로 발길을 옮기게 만든 것이다.
굿놀이 한마당을 구경했고,천등산 봉정사에 올라서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낀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오늘 방한하는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도 안동을 찾아 같은 코스를 돌아볼 것이라는 소식이다.
유럽의 여왕들이 하늘길도 없는 안동으로 달려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두말할 나위없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픈 마음에서일 게다.
안동에서도 하회(河回)마을은 600년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땅이다.
풍산 류씨들의 집성촌인 이곳에 들어서면 그 옛날 선비들이 살았던 고래등 같은 기와집과 서민들의 초가집을 만나는데 전통가옥의 모습이 여간 아릅답지 않다.
이리저리 연결된 고샅을 걸으면 조상들의 속살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하회마을의 별신굿 탈놀이는 의미가 깊다.
반상(班常)의 신분이 엄격해,평소에는 감히 말조차 걸 수 없었던 양반을 조롱하고 꾸짖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탈놀이는 서민들의 억눌린 감정을 풀어내는 배설구 노릇을 했다.
한국 최고의 목조건물인 봉정사 역시 자랑거리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의 제자인 능인스님이 창건했다고 하는데,오색 단청과 처마의 곡선은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찬탄을 자아낸다.
안동이 퇴계 이황 등 걸출한 유학자들을 배출하면서 동양의 정신세계를 구축한 '지성의 산실'이라는 점도 여왕들에게는 매력으로 작용했음직하다.
안동을 보며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생각한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