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정상회담에서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과 한반도에서 긴장완화 및 평화보장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는 한편 다음 달 제2차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에 새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양 정상은 '평양선언'에서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오는 11월 개최하기로 합의해 회담의제에 관심이 쏠린다.

국방장관 회담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같은 해 9월25~26일 제주도에서 첫 회담이 열렸으나 그 이후 중단돼 7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국방장관회담에서 군사적 신뢰구축은 물론 남북경협 확대를 위한 군사적 보장장치를 마련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는 남북이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에서 합의했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는 8개항의 군사적 신뢰조치 가운데 비교적 합의 도출이 쉬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우선될 전망이다.

8개항은 △해상불가침 경계선 문제 △무력불사용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및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 △군사직통전화 설치,운영 △대규모 부대이동,군사연습 통보 및 통제 △군 인사교류 및 정보교환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 △대량살상무기와 공격능력 제거를 비롯한 단계적 군축 실현·검증 등이다.

정부도 이날 합의문 설명자료에서 이들 8개항 가운데 직통전화 설치,대규모 부대이동과 군사훈련 상호 통보 및 참관,군 인사교류 및 정보교환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북이 이날 합의한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조성을 위한 군사적 조치도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공동어로 등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조성과 관련해서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거센 논란이 됐던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NLL 재설정을 신뢰구축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온 북측이 국방장관회담에서 기존 주장을 철회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측도 그동안 남북 간 실질적 군사 신뢰구축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NLL 재설정 논의는 이르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전방관측소(GP) 철수 등을 포함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 등도 논의될 수 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