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강위기 강좌에 뒤늦게 수강생 몰려

서울시내 백화점 문화센터가 마련한 '미술사 강좌'에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

일반인에겐 다소 어렵고 지루해 유화,수채화 그리기 등 체험형 미술강좌와 달리 수강생 모으기가 쉽지 않았던 이 강좌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것.최근 미술 경매와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지만,서양미술사 교수를 지낸 신정아씨 효과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 관계자들은 최근 놀랄 만한 경험을 했다.

오는 10일 개강을 목표로 '서양 미술 읽기' 강좌 수강생 접수를 8월 초부터 시작했지만 9월 하순까지 접수한 수강생은 전체 정원 25명에 크게 못 미치는 5~6명에 불과했다.

비슷한 시기에 수강생 모집에 들어간 미술품 경매와 컬렉션을 중심으로 하는 '미술을 즐기는 네가지 방법'강좌가 조기 마감된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러다가 9월 말께 '이변'이 일어났다.

한꺼번에 15명이 몰려든 것.

김자영 신세계백화점 본점 문화센터 실장은 "서양미술 역사에 대한 이론수업이 중심인 서양미술사는 대학 때 전공했거나 늦게나마 미술공부에 관심을 가진 진지한 학생들이 주로 듣는 강의"라며 "이 때문에 그림그리기 등 체험형 미술강좌와 달리 수강생 접수가 쉽지 않았던 데 비춰 확실히 이변"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딱히 이유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신정아 사건' 이후 일반인의 서양미술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롯데백화점이 올 가을학기에 새롭게 선보이는 미술사 관련 3개 강좌도 이미 접수가 완료됐다.

15명 안팎을 정원으로 인상주의부터 추상·표현주의까지 각 사조에 대한 이론강의가 주를 이루는 '현대미술 따라잡기'와 '고대이집트 예술사''고대인도 신화와 예술'을 처음 선보인다.

현대백화점도 문화센터 가을학기에 '큐레이터 이진숙의 생생현장미술''서양미술의 이해와 감상''서양미술산책' 등 미술사,작품감상,작가별 소개를 비롯한 미술 관련 교양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미술 교양강좌들은 평균 80∼90%가량의 접수율을 기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