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관계자는 "불능화 완료 시기를 연내로 못박아 이르면 연말부터 비핵화 마지막 단계인 폐기와 해체를 놓고 협상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이 같은 내용의 합의문을 금명간 공식 발표한다.
당초 2일 오전 합의문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과의 시차 등을 이유로 다소 늦어졌다.
합의문은 △북한은 연말까지 핵 시설을 불능화,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서를 제출하고 △미국은 북한의 불능화에 맞춰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며 △북한은 신고 단계에서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의혹을 해소한다는 게 핵심이다.
합의문은 6개국이 타협하는 과정에서 민감한 내용이 빠지고 포괄적인 문장으로 다듬어졌다고 회담 소식통이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합의문이 채택됨으로써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실천적으로 보여줬고 남북 정상회담에서 평화 논의를 좀 더 긍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3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단독 회담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남·북,북·미 관계가 각각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예상했다.
그러나 합의문 문구가 원칙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이행 단계에서 갈등이 불거지면 추후 협상이 필요할 전망이다.
북한은 플루토늄 보유 상황을 연내 공개하기로 했으나 핵무기나 핵폭발 장치는 폐기 단계로 신고를 미루겠다고 밝혔다.
회담 관계자는 "신고 대상이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
수석 대표회의 등 협의체를 통해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라늄이 신고 대상이 아닌 의혹 해소 대상으로 합의된 데 대해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해 왔기 때문에 연내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공약한 것은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북한이 플루토늄을 50kg가량 생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핵무기 1기에 플루토늄이 8kg 안팎 들어간다는 점에서 북한이 6~8기의 핵무기를 가졌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농축 우라늄은 25kg으로 고강도 핵무기 1기를 만들 수 있지만 북한이 생산에 성공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회담 소식통은 "북한 역시 다음 단계 협상을 기다리고 있다"며 "북한도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