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 판매(크로스 세일링) 시스템을 구축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최근 들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은행의 마케팅 전략 초점이 교차 판매 강화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객장을 찾는 고객에게 예금 대출 등의 단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은행,보험,증권 관련 다양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여러 상품을 판매하는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이 지난 1일 월례조회에서 "은행 차원에서 신한카드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문한 것도 크로스 세일링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신한카드 고객을 많이 확보할수록 신한은행이 유리한 위치에서 영업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신한카드가 통합사 출범 후 4일 처음 선보이는 '신한LOVE' 카드는 신한금융그룹의 은행·증권·보험서비스를 접목한 게 특징이다.

이 카드는 신한은행 계좌나 굿모닝신한증권 CMA 계좌를 결제계좌로 하면 신용판매 금액의 0.5%를 적립해준다.

은행의 교차지수 상품에 가입하면 0.1~0.5%의 포인트를 주고 증권의 거치식 펀드에 들면 판매수수료의 10%를 쌓아준다.

신한생명의 특판 정기보험에 가입해도 초회 보험료의 10~30%를 적립해준다.

손기용 신한금융지주 시너지추진팀장은 "예전 LG카드 고객의 결제계좌를 신한은행으로 유치해 신한금융그룹의 주거래 고객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카드 고객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통해 자회사들이 맞춤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카드에 집중하는 것은 카드결제 내역,구매패턴 등의 개인정보를 다른 금융상품의 교차 판매를 위한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올 들어 중기대출에 집중하면서 '크로스세일 3.2'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즉 대출과 함께 신용카드 외환상품 신탁 투신 방카슈랑스 등을 교차 판매해 고객 1명당 3.2개의 상품을 팔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LG카드 출신인 박해춘 행장이 취임한 뒤 출시한 우리V카드를 교차 판매를 위한 핵심 상품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에게 은행의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예금·대출시 0.1∼0.2%의 금리를 우대함으로써 우리은행을 주거래하는 핵심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것.신현석 우리은행 마케팅관리팀 부장은 "교차 판매를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면 다른 은행으로 이탈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은행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수수료 면제 요구불 통장인 여우통장과 신용카드를 묶어 교차 판매해 주거래 고객을 늘리고 있다.

여우통장에서 월 10만원 이상 자동이체 시 0.2%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히트상품인 '빅팟통장'도 하나은행 보통예금 계좌와 하나대투증권 CMA를 연결한 상품으로 금융지주회사 차원의 교차 판매 육성과 관련돼 있다.

국민은행이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 중인 것도 교차 판매를 늘려 핵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김기홍 수석부행장은 지난달 29일 "금융환경이 바뀌면서 소비자들에게 은행,보험,증권 등 복합적인 금융 니즈를 충족시켜줘야 하는데 성격이 다른 금융회사 간 유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지주사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