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의주 간 경의선 철도를 정기 운행하는 방안이 2일부터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안건으로 논의된다.

남북은 우선 경의선 서울∼개성(73.3km) 구간을 비정기 노선으로 개통한 뒤 정기 운행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측 한 관계자는 1일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험 운행을 마친 경의선과 동해선 가운데 경의선 서울∼개성 구간을 우선적으로 올해 안에 상시 개통하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지난 5월 시범 운행의 후속 조치로 경의선 철도 정식 개통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 재료로 올렸다"면서 "경의선 철도가 개통되면 당장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및 남측 기업 관계자들의 통근과 각종 화물 수송이 가능해져 유용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하는 이철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은 김용삼 북한 철도상을 만나 경의선을 포함한 남북 철도의 연내 개통을 실무적으로 논의하는 한편 유휴 기관차와 화차를 북한에 지원하는 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경의선을 연내 개통하고 내년부터는 하루 한 차례 이상 왕복하는 정기선으로 운행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경의선은 개성공단 물자 수송과 개성공단 통근열차로 활용될 전망이다.

현재 승객 수송용 셔틀버스 한 대가 서울과 개성공단 도로를 통해 하루 1회 왕복 운행하고 있다.

또 개성공단에 원자재를 수송하고 생산 제품을 남측으로 실어오는 트럭이 하루에 20∼40대씩 오가고 있다.

북한 기관차는 대부분 1960년대에 제작돼 절반 이상이 고장난 상태며,속도계 무선통신 장비가 전무하다.

또한 객차와 화차도 노후화돼 정상적인 운행이 불가능하거나 전력 부족으로 운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20년이 지나면 폐기하는 기관차와 화차를 수리해 북측에 제공하기로 했다.

경의선 가운데 남측 구간인 문산∼군사분계선(12km)은 2002년 말 공사를 완료했고 북측은 군사분계선∼개성(15.3km)에 대해 2004년 10월 궤도 공사를 마쳤다.

현재 북측은 판문역과 손하역 신설 공사를 마무리하는 중이며 개성역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북은 지난 5월 한국전쟁 이후 철도가 끊어진 경의선과 동해선에 대해 단 한 차례 시범 운행한 뒤 현재까지 운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경의선 정기 운행을 합의하더라도 정치·군사적 상황 변화 등 다른 주변 여건에 따라서는 연내 개통이 안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군부가 체제 안정성을 이유로 철도의 정기 운행을 반대하고 나선다면 실제 운행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원선(서울~원산)과 금강산선(철원~내금강) 철도를 복원하는 방안도 회담에서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