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와 제스 잭슨(Jess Jackson). 이 두 사람은 미국 와인의 발전사(史)를 얘기할 때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몬다비는 1970년대 캘리포니아 와인의 품질 혁명을 주도해 미국도 고급 와인을 생산할 수 있음을 세계 시장에 알렸고,잭슨은 고급 와인의 대중화를 통해 '캘리포니아 제2의 와인혁명'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 같은 공통점 말고도 두 거장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끈이 캘리포니아 산타 마리아 밸리에 위치한 '바이런(Byron)'이란 와이너리다.

몬다비가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를 설립한 지 38년 만인 2004년,회사를 컨스텔레이션 그룹에 넘기면서 '바이런'만은 제스 잭슨에 매각한 것.이로써 '바이런'은 수많은 미국 와이너리 중에서 몬다비와 잭슨의 손을 차례로 거친 유일한 와이너리가 됐다.

당시 미국 언론에선 상업화 문제로 아들들과 사사건건 부딪치며 결국 회사를 팔게 된 몬다비가 세계적인 와인 회사들의 인수·합병 환경 속에서도 가족 경영을 고집하고 있는 잭슨가(家)를 신임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와인 교육 및 문화 사업에 많은 투자를 했고,늘 최고의 와인만 만들려했던 완벽주의자 몬다비로서는 본의는 아니지만 최상의 후계자를 선택한 셈이다.

'바이런'이 두 거장으로부터 주목받은 까닭은 산타 마리아 밸리가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 버금가는 피노 누아(레드와인용 포도의 한 종류)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곳이란 점 때문이었다.

'바이런' 와인의 국내 수입사인 김영심 아영FBC 마케팅 실장은 "미국 산타 마리아 밸리의 기후가 심한 일교차,포도를 천천히 익게끔 만들어 마치 약한 불에 오래 익혀 복합적인 맛을 내게끔 하는 부르고뉴 지방의 기후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몬다비는 당시 재정난 속에서도 산타 마리아 밸리의 대표적인 와이너리인 '바이런'을 켄 브라운으로부터 사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런'의 와인들 중에서 국내엔 '바이런 피노 누아 닐슨 빈야드 (Byron Pinot Noir Nielson Vineyard)'가 이달 중순에 첫 선을 보였다.

연간 978상자만 생산되며 프렌치 오크통에서 10개월 동안 숙성 과정을 거친 100% 피노 누아 와인이다.

검정색 체리와 장미의 향이 풍부하며 기름진 음식이나 양념이 많은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

백화점 소매가는 12만2000원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