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예비후보가 승부의 최대 분수령이 될 광주·전남 경선(29일)을 앞두고 27일 광주에서 격돌했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TV토론회와 합동연설회에서 세 후보는 참여정부 실패론과 동원·조직선거 논란 등을 둘러싸고 한치의 양보없는 설전을 벌였다.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정 후보가 2002년 '호남 편중 인사가 민심 이반을 초래했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정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실과 신의인데 정 후보는 그런 점에서 '참 나쁜 사람'"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 후보는 특히 정 후보의 열린우리당 탈당 경력을 거론하면서 "창당 주역으로서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이 후보가 초반에는 안 그랬는데,유시민 의원이 선대위원장하면서 바뀌었다"면서 "시중에는 '이반유반(이해찬 반,유시민 반이라는 뜻)'이라는 말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후보가 나쁜 사람이라고 하면 그런 것이냐"고 응수한 뒤 "지방선거 포기한 적 없고,호남차별 가슴 아파한 것은 이해찬이 아니라 정동영이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손 후보의 칩거에 대해서도 "경선 과정 5%도 지나지 않았는데 자지러지면 국민이 불안해한다.

옛날에 경포대라는 말로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했는데,항간에 또 경포대(경선 포기한 대선후보) 말 나온다"고 공세를 폈다.

손 후보는 이에 대해 "저는 경선에서 나간 게 아니라 저 자신도 반성하고 우리의 정치현실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고민하는 그런 차원에서 (선대본부 해산) 결단을 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세 후보는 자신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단 하나의 '필승 카드'라며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다.

손 후보는 "대선은 이미 진 것이니 당권이나 쥐고 공천이나 따먹자는 식의 패배주의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며 "참여정부 실정의 책임자,열린우리당 분당의 주역으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저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망월동 묘역에 제 묘자리가 있다"고 '광주와의 의리'를 강조하면서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의 계승자로,전국 각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얻을 정통성 있는 후보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정 후보는 손,이 후보가 제기한 동원·조직선거에 대해 "당에서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판단했다"며 "허무 맹랑한 주장으로 당을 상처낸 데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다음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여러 개 만들어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미 발언을 언급한 뒤 "개성공단을 만든 제가 그 주문을 가장 잘 실행할 수 있다.

광주·전남 경선은 대선 승리의 점화식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광주=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