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새 공세..종파간 분쟁 격화

26일 이라크 곳곳에서 폭발과 총격이 발생해 최소 50여 명이 숨진 가운데 알-카에다가 앞서 공언한 새로운 공세를 시작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정부군과 미군은 25일 한 이라크 군사 학교를 급습해, 전직 책임자와 그의 후임자를 납치하거나 살해한 사건에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간부들과 교관들을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26일 하루에만 최소 6건의 차량 폭발이 이어졌다.

최악의 사태는 바그다드에서 북서쪽으로 390㎞ 떨어진 신자르 인근에 있는 수니파 지도자의 집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다.

한 운전자가 폭발물 적재 트럭을 몰고 자살 폭발을 감행해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고 병원장이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족장과 족장의 아들이 포함됐다.

이 족장은 알-카에다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아들은 정부 계약직으로 근무했다고 미군 측은 밝혔다.

바그다드 남서쪽 바이야 지구의 야외 시장에서도 차량 폭발 두 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라크 민영 통신사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3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다드 북서쪽 360㎞의 모술에서도 자살 차량 폭발이 일어나며 공사중인 법원 건물을 타격해 3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고 경찰이 전했다.

모술의 한 경찰 순찰대도 자살 공격을 당해 민간인 3명이 숨졌다.

바스라 남쪽 19㎞의 아부 알-카세브의 수니 사원 정문 부근에서도 폭발물이 터져 신자 5명이 죽고 10명이 부상했다.

수니 사원 인근의 폭발 사건은 전날 바스라의 경찰 본부에서 벌어진 자살 폭발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저질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으로 경찰관 3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

바스라의 경찰관 거의 모두는 시아파 교도다.

바그다드에서는 경찰 간부 2명이 타고 있던 승용차를 겨냥해 괴한들이 매복 공격을 가해 간부 2명이 모두 살해됐다고 경찰이 전했다.

25일엔 미군 병사 한 명이 동부 바그다드에서 교전 중 사망했다고 미군 사령부가 확인했고, 같은 날 이라크군이 타르타르 호수 댐을 겨냥한 차량 폭발 공격을 방지했다고 이라크 국방부가 밝혔다.

댐 공격 방지 소식은 알-카에다가 댐을 공격해 바그다드와 다른 도시들을 침수시키려 한다는 소문이 잇따른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알-카에다 전위 그룹인 이라크이슬람국가는 라마단을 맞아 이라크 알-카에다 창설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를 추도하는 새로운 공격 감행을 예고했었다.

알-자르카위는 지난해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 조직은 성명에서 미국인에게 협조하는 부족 지도자들과 관리들을 살해하겠다고 공언했고, 이라크 보안 당국과 미군 측도 정부 고위 관리들을 겨냥한 테러 및 폭력 사태가 상승세에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