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지방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처음으로 개최하는 등 여의도 정치를 벗어난 민생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후보는 17일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정형근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전북 부안 새만금 간척사업 현장을 찾아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새만금개발과 관련한 향후 로드맵을 제시하며 "새만금을 한국의 두바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김완주 전북도지사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은 뒤 "새만금 개발계획이 농토를 중심으로 시작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긴 세월이 지나면서 당초 목적과 맞지 않는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1억300만평의 새만금 땅에서 70%를 농지로 사용하고, 나머지 30%만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용하겠다는 현 정권의 정책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며 "집권하면 새만금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단순 농업위주의 새만금 개발계획을 관광이나 산업을 아우르는 복합계획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이 후보가) 새만금 농지비율이 70%나 되는 것을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만금 간척지를 복합산업단지와 첨단농업단지로 조성하고, 새만금 운하를 연결해 산업과 관광, 레저가 복합된 '동북아의 두바이'로 만드는 정책구상을 다듬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타운미팅'에 참석한 한나라당 일류국가비전위원회 소속 관계자도 "새만금과 무주 간 고속도로를 건설해 서해안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동·서로 연결하고 전북과 인근 지역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새만금 개발에 따른 항공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김제공항 건설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집권할 경우 군산과 새만금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 첨단부품 산업체와 식품관련 외국투자기업을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토론회를 마치고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새만금 방조제와 인근 현장을 둘러보며 '국민공감 민생탐방'의 행보를 이어갔다.

또 오후에는 전북지역 4개 언론사와 합동인터뷰를 갖고 지역경제 개발공약을 발표하는 등 '호남표 다지기'에 주력했다.

이 후보가 이처럼 호남지역에 공을 들이는 것은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이 후보의 호남 지지세가 신당 쪽으로 이탈할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부안=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