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초반 경선의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조직력이 민심에 기초한 대세론을 누른 것과 친노 진영의 전격적인 후보단일화 성사다.

조직력을 앞세운 정동영 후보가 제주와 울산 경선에서 여론조사 1위의 손학규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린 것은 이번 경선이 조직력 싸움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여론과 세에서 밀리는 친노 진영이 서둘러 이해찬 후보로 단일화한 것은 친노표 결집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산이다.

이제 경선전은 당초 예상대로 비노 대 친노의 불꽃튀는 한판승부로 압축됐다.

◆정동영 예상 밖 1위=제주 울산 지역 경선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동영 후보의 '완승'이었다.

정 후보의 승리 요인은 무엇보다 탄탄한 조직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번의 열린우리당 의장 선거와 한 차례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지방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를 5번이나 치르면서 쌓아온 세가 위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투표율이 조직력에서 앞선 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경선 시작을 하루 앞두고 열린우리당 1차 탈당파 의원 11명이 정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경선 초반 기싸움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으면서 호남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29일 광주·전남 경선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예상된다.

정 후보는 "제주·울산에서 1위한 힘을 갖고 29일 광주·전남에서 확실하게 1위를 굳히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친노 단일후보 이해찬 파괴력은=유 후보가 후보 사퇴와 함께 이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함에 따라 친노 후보 단일화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점은 이 후보가 손,정 두 비노 후보와 3강 구도를 넘어 1위를 차지할 수 있느냐에 모아진다.

당장 첫 경선에서는 친노 단일화의 '약발'이 어느 정도 먹혔다.

한명숙 후보와 1차 단일화를 이뤘던 이 후보는 울산 경선에서 2위를 기록하며 손학규 후보를 4위로 따돌렸다.

제주 울산 경선 합산 결과에서도 이 후보와 유 후보의 표를 합치면 6304표로,정 후보(5265표)와 손 후보(4089표)를 앞선다.

한 달간의 본경선 레이스에서 후보 단일화의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1차 관건은 앞으로 몇 곳의 경선결과다.

특히 29일 광주 전남 경선에서 이 후보가 좋은 결과를 얻으면 친노 단일화는 향후 경선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할 경우 후보 단일화는 예상에 비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손학규 대세론 흔들=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후보 선호도 1위 자리를 지켜온 손 후보는 첫 경선에서 2위에 그치면서 '대세론'에 타격을 입게 됐다.

손 후보는 "적수공권(赤手空拳·아무 것도 없는 맨손)으로 시작했다.

조직도 돈도 없는 것 치고는 많은 성원을 받아 감사한다"며 담담한 모습이었지만 캠프 내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손 후보에게는 광주 전남 경선에 총력을 쏟을 태세다.

이 지역에서 민심을 얻지 못하고 정 후보에게 밀리면 대세론에 급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