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건설업자 김상진씨와 유착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이정호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및 부산의 정모 변호사와 만나 향후 검찰수사 추이에 대해 의논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정 전 비서관이 지난 12일 오후 10시께부터 1시간30분 동안 이 전 수석 및 정 변호사 등과 함께 부산 수영구 망미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는 장면이 모 방송사 카메라에 잡혔다.

이 자리에서 정 전 비서관은 "잘만 버티면 내 홍보효과가 몇 억원짜리냐 이거야"라고 말하는 등 이번 사태로 정치적 홍보효과가 발생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그는 "요즘 특검으로 가니까 엄청 열심히 해.안 되면 안 되는 것까지 다 하거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수석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그게 다 발부되는 것은 아니잖아"라며 이번 수사에 대해 언급했다.

이와 관련,정 전 비서관은 13일 "이 전 수석이 최근 언론보도 때문에 고생한다면서 위로차 만나자고 해 만들어진 사적인 자리였다"며 "비리의혹으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을 두고 지인들이 나를 위로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홍보효과가 있다고 한 것을 거론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모임에 동석했던 정모 변호사는 "정 전 비서관과 이 전 수석이 먼저 만나 식사를 한 뒤 함께 술이나 한잔 하자며 연락해 와 집 주변 카페에서 만났다"며 "친분있는 사람끼리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검은 이날 김상진씨가 검찰 고위 인사와 골프를 치는 등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당사자들을 상대로 진위파악에 나섰다.

대검은 이날 김씨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부서와 해당 검사들을 대상으로 개별조사를 벌이고 있다.

감찰반은 특히 부산지검에 대해서는 김씨가 2000년부터 부산지검 특수부에 정보를 제공하며 검사들과 친분을 맺어왔다는 언론보도에 대한 진위 파악과 함께 이번 사건에도 검찰 인맥이 움직였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수원지검에서는 김씨와 골프를 치고 사건 조언을 해 준 것으로 알려진 부산지검 특수부장 출신 모 지청장을 상대로 김씨를 만나게 된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