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00대 기업들은 올 한해 동안 전년대비 6.2% 늘어난 80.0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600대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7% 늘어난 35.2조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이는 계획된 연간 투자액의 44.0%에 해당하는 것으로 업종별로 보면 상반기 투자증가율은 전력, 도소매.숙박 등 서비스업이 20.2%로 높았던 반면 제조업은 2.3% 감소했다.

제조업의 부진은 투자비 비중이 큰 전기.전자부문의 투자 감소(-10.3%), 환율.유가 등 대외경제변수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에는 기업들이 작년 동기대비 6.4% 늘어난 44.8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0대 기업의 연간 설비투자는 2002년 이후 6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투자 증가율은 2004년을 정점으로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의 증가속도를 보면 2002년에 3.2%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2003년 12.4%, 2004년 18.7%로 정점에 도달했으며 2005년 12.8%, 2006년 10.4% 등으로 2년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올해에는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기업들의 연간 투자계획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년에 비해 한 자릿수(3.2%) 증가에 그치는 반면 비제조업은 전년에 비해 두 자릿수(10.7%)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은 정유, 화학, 조선 등의 업종이 호조세를 보이나, LCD 부문의 대규모 생산공장 증설이 일단락된 데다 환율하락과 경쟁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전기.전자 부문의 투자규모 감소세를 반영하여 전년대비 3.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정유는 수소첨가분해공정 및 중질유분해설비 증설을 비롯한 설비고도화, 석유화학은 에틸렌.BTX 등에 대한 신증설, 조선은 수출호조에 따른 시설확장 등의 요인으로 투자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비제조업은 투자규모가 큰 전력.가스, 도소매 유통 숙박, 통신 서비스 등의 업종이 전체 투자 증가세를 이끌어 전년대비 10.7%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투자계획을 목적별로 분류하면 ‘기존시설 확장’이 48.7%,‘시설 유지.보수’12.7%,‘신제품 생산’11.5%,‘연구개발’10.6%,‘자동화.합리화’3.5%,‘정보화’3.2% 등의 순이었다.

이들 목적별 투자계획의 전년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정보화’30.7%,‘시설유지.보수’12.9%,‘자동화.합리화’12.6%,‘연구개발’8.2%,‘신제품 생산’6.1%,‘기존시설 확장’2.2% 등의 순이었다.

투자 저해요인을 묻는 설문에서 기업들은 ‘경기전망 불투명’42.2%, ‘신규투자처 발굴난’37.4%, ‘과다한 정부규제’10.2%, ‘재무건전성 중시풍토’9.7%,‘기타’0.5% 순으로 응답했다.

전경련은 "기업들은 불투명한 경기에 대한 불안감과 신규사업 발굴의 어려움, 정부규제 등으로 투자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기업가 정신을 제고시키는 분위기 조성이야말로 투자활성화의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정책 일관성 유지 및 안정적 관리, 각종 규제의 과감한 개혁,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정책의 지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