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온라인 펀드몰 '행가래' 개설

"가입 쉽고 수수료 저렴" 인기끌자 미래에셋 등 대형사도 잇달아 참여

펀드 마케팅 전쟁이 한창이다.

펀드 순자산 규모가 300조원에 육박할 만큼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면서 금융회사들은 사활을 건 펀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 중심의 독과점 펀드 유통 구조를 바꾸기 위해 온라인 펀드몰을 둘러싼 대형 증권사들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으며 자산운용사들은 독자적인 펀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되면 독립적 펀드 판매 회사도 등장,펀드 유통 구조에 지각 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온라인 펀드몰이다.

키움증권이 온라인 펀드몰 '행가래'를 개설하고 성과를 내자 대우 굿모닝신한 메리츠 한국투자증권 등도 온라인 전용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온라인 펀드몰을 개설했던 지난 5월 펀드 계좌 수는 2235개였고 펀드 판매액은 총 33억5800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6월에는 계좌 수가 6800개로 늘어났고 판매액은 157억원으로 뛰어올랐다.

8월에도 계좌 수는 1만7700개,판매액은 602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펀드몰을 이용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펀드에 가입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게 상품에 가입할 수 있으며 수수료가 싼 펀드도 많기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대형 증권사들은 온라인을 새로운 판매 채널로 인식하고 새로운 상품을 대거 출시하거나 신규 펀드몰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계열사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온라인 전용 펀드를 홈페이지(www.miraeasset.com)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럽,아시아,브릭스,미국의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해외 인덱스펀드 4종과 △유가증권시장의 중형주지수 △코스닥지수 △코스피200 및 일본 닛케이225지수를 절반씩 추종하는 세 종류의 상품을 온라인 전용 모델로 출시했다.

미래에셋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4종의 해외 인덱스펀드는 선취수수료를 받는 A형의 경우 판매보수가 0.2%에 불과해 일반적으로 1% 이상을 받는 오프라인 펀드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또 선취수수료가 없는 C형의 판매보수는 0.3%에 그치고 있다.

이들 해외 인덱스펀드의 총 보수는 C형 기준으로 0.68% 수준이다.

하나대투증권도 이달 안에 판매보수를 대폭 낮춘 온라인 전용 상품을 선보이고 전용 사이트를 개설하는 한편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펀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보험설계사 펀드 직접판매 가능

우체국서 계좌개설 대행까지

미국식 '펀드 슈퍼마켓' 곧 나올듯

자산운용사들의 직접 마케팅도 대폭 강화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래에셋을 제외한 대부분 자산운용사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의 마케팅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자체 비용으로 직접 신문이나 방송에 광고를 내보내는 자산운용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올 상반기 자산운용사들이 협회에 펀드 광고를 하기 위해 심사를 받은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섰을 정도다.

또 금융감독 당국이 보험설계사의 펀드 판매 허용을 추진하면서 보험사들도 주목받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은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으며 고객들의 재무 상황도 꿰뚫고 있기 때문에 재무설계의 일환으로 펀드를 판매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설계사들은 펀드 권유만 할 수 있고 직접 판매는 불가능했다.

이와 함께 한국투자증권과 CJ투자증권이 우체국을 통한 펀드 계좌 개설 대행 서비스를 실시함에 따라 우체국도 새로운 펀드 마케팅 통로로 부상했다.

또 일부 증권사는 홈쇼핑을 통해 펀드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을 판매해 성과를 보기도 했다.

특히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에 들어가면 판매회사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기 때문에 각종 펀드 상품을 한곳에 진열해 놓고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독립 판매회사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펀드 슈퍼마켓과 유사한 형태의 이 같은 판매상이 등장하면 소비자들은 경쟁 활성화로 인한 수수료 인하와 서비스 개선 등의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감독 당국도 펀드 유통 채널을 다양화해 수수료가 낮아지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