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19·하이마트)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 대회에서 1라운드의 불운을 털어내고 역대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신지애는 8일 충북 청원의 실크리버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몰아치며 36홀 합계 10언더파 134타(69·65)를 쳐 4타차의 열세를 뒤집는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시즌 5승째.

신지애는 구옥희(51)가 1980년과 1982년 두 차례 세웠던 국내 프로골프 한 시즌 최다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우승 상금 3600만원을 보탠 신지애는 시즌 상금 3억2500만원을 기록,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3억원을 돌파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신지애는 1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섰지만 경기진행 요원에 의해 티마커가 잘못 놓여지면서 모든 선수의 1라운드 기록이 말소되는 바람에 김하늘(19·엘로드)에게 4타 뒤진 공동 6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맞았다.

그러나 54홀 경기든,36홀 경기든 신지애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신인 김하늘이 선두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는 사이 신지애는 전반에만 3타를 줄였고 중반을 넘어서면서 최나연(20·SK텔레콤)과 우승 경쟁을 벌였다.

김하늘은 이날 5타를 잃어 버리는 바람에 최종합계 2언더파 142타로 공동 10위에 만족해야 했다.

11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신지애는 14,15번홀에서도 1타씩을 줄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17번홀(파3)에서 4m 짜리 오르막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최나연과 격차를 2타로 벌렸다.

최나연은 10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상승세를 타는 듯했으나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한 채 8언더파 136타(66·70)로 경기를 마쳐 또 한번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1라운드 기록이 말소되면서 어려운 경기를 치렀던 신지애는 "오기로 쳤다.

퍼트가 잘 들어가 보기 없이 경기를 치른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최우리(22·김영주골프)는 합계 7언더파 137타로 3위,지은희(21·캘러웨이)는 6언더파 138타로 4위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홍석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장은 이 대회 1라운드의 무효 선언과 관련,대회를 주최한 KB국민은행의 강정원 행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실크리버CC 관계자에게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대회에 차질을 빚은 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 대회 1라운드는 폭우로 순연되는 과정에서 17번홀(파3)이 164야드에서 151야드로 티마커가 앞당겨지면서 형평성에 입각한 플레이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결정이 내려져 7일 무효가 선언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