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현대제철 취업보장

지난해 대학입시에서 충남 당진 소재 '신성대학'이 수도권 대학 교직원들 사이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았다.

이름도 생소한 이 대학에 우수학생이 대거 몰리고,이 학교에 낙방한 학생이 서울의 중위권 대학에 버젓이 합격하는 '이변'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처음에 이 사건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돌풍의 주역이 '제철산업과'라는 것을 알고는 수긍하게 됐다.

제철산업과는 신성대학이 현대제철과 손잡고 개설한 특별 학과다.

2006년 첫 학생을 모집했다.

철강산업 전문 기술인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이 학과는 고만고만한 지방 전문대학의 하나였던 신성대학을 주목받는 전문대학으로 키워놨다.

'졸업생 60% 이상 현대제철 취업보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초 80명 모집에 무려 2600명이 지원,32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합격점수도 수도권 4년제 대학에 갈 수준인 내신 4등급 선에서 결정됐다.

제철산업과 김재근 학과장은 "지방의 일부 4년제 대학조차 정원을 못 채우는 상황에서 제철산업과는 인기가 급상승 중"이라며 "전국 각지에서 학생을 서로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철산업과는 신성대학과 현대제철의 긴밀한 협의 하에 맞춤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산학TFT팀을 따로 꾸리고 교과과정 개설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선,제강,압연을 국내에선 처음으로 정규 교과목에 편입시키기도 했다.

또 장학금 지급,강사 파견,현장 견학 등 직·간접적 지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사내의 석박사 인력을 활용해 일관제철소에서 필요로 하는 특정 분야 기술,세계 철강산업 현황 등 다른 대학 공대 커리큘럼에서 볼 수 없는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제철산업과 1학년 윤세진군(20)은 "철강산업의 미래가 밝다는 선생님들의 말을 듣고 진학하게 됐다"며 "사실상 취업이 보장된 데다 교과과정도 충실해 학교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제철산업과는 당진 철강산업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강도 높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전원 기숙사 생활에 매일 저녁 10시반까지 열처리,전기용접기사 등 관련 자격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학습의 집중도가 높다 보니 최근에는 52명의 학생이 보름간 공부하고도 제강기능사 필기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김재근 학과장은 "당진에 터를 잡는 철강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철강 인력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인재를 배출하는 철강 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